"'김의겸 존경' 박지원, 양다리 짜증" 김현아, '흑석동 집 매각' 비난

by박지혜 기자
2019.12.02 06:15:0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자유한국당은 부동산 투기 논란이 됐던 서울 흑석동 상가 주택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김의겸 전(前) 청와대 대변인을 “뻔뻔하다”고 비난했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김 전 대변인을 두둔한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을 향해서도 “양다리 짜증난다”라고 표현했다.

한국당은 지난 1일 김 원내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관사 재테크까지 동원하며 전 재산을 투기에 올인 했던 김 전 대변인이 부동산 투기로 번 돈을 기부하겠다고 공개했다”라며 “민주당 공천을 받아 총선 출마를 하려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참 뻔뻔한 문 정권 인사가 많았지만 김 전 대변인도 국민 분노 게이지 높이는 재주는 조국 수준”이라며 “김의겸은 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을 믿지 못하고, 아내를 시켜 자기들이 범죄 취급했던 재개발 딱지를 몰래 사는 전문 투기꾼 짓을 했다. 그 당시 온갖 변명으로 구차하게 버티다가 청와대를 쫓겨난 인사가 투기로 번 돈을 기부하겠다고 한다. 황당하고 기가 막혀 할 말을 잃게 만든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흑석동이 민간분양가 상한제 적용대상 지역에서 제외되면서 가뜩이나 오른 가격에 더 올라 진짜 목돈 좀 만지게 되니 다시 정치욕심이 났나보다. 그 더러운 돈을 민주당에 기부하고 공천을 받을 작정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종특’을 고려하면 김의겸의 뻔뻔함 정도는 충분히 공천을 받을 수 있다”라며 “손혜원 의원도 목포 투기하다 걸려놓고 기부하겠다고 하더니 왜 이렇게 문 정권에는 기부천사들이 많은 것인가. 기부천사가 많아 대한민국이 더 좋아지면 어쩌나 걱정”이라고 비꼬았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기부라… 공천 받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기부하면 관사를 활용한 부동산 투기가 용서가 되는 걸까”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참 매번 양다리 걸치시는 박지원 의원님. 누구든 김 전 대변인에게 돌 던질 수 없다고? 박 의원님만 못 던지시는 거 아닐까”라면서 해시태그로 ‘양다리짜증납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의겸 전(前)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일 페이스북에 ‘흑석동 집을 팝니다’라는 글과 함께 올린 모스크바 출장 당시 사진 (사진=연합뉴스/김 전 대변인 페이스북)
앞서 박 의원은 흑석동 상가 주택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김 전 대변인에 “존경한다”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역시 제가 아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누가 김의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역시 김의겸이다”라며 “약속을 지키는, 잘못을 고치는 김의겸 전 기자, 전 대변인께 박수를 보낸다. 김의겸! 장하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대변인 시절 매입해 물의를 일으킨 흑석동의 집을 판다”며 “매각 뒤 남은 차액에 대해서는 전액 기부하고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조용히 팔아보려 했으나 여의치 않은데다 오해를 낳을 수 있어 공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3월 김 전 대변인은 지난해 7월 흑석동 상가 건물을 25억7000만원에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투기 논란이 일자 청와대 대변인에서 사퇴했다.

김 전 대변인은 매각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부동산 안정이 필수적인데, 야당과 보수언론은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려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제가 먹기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 지정 때 흑석동이 빠진 걸 두고 제 ‘영향력’ 때문이라고까지 표현한 게 대표적이다. 앞으로도 그런 공격이 되풀이될 것 같다”며 “정책에 제가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매각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김 전 대변인은 “다시 무주택자로 돌아가지만 초조해하지 않겠다”며 “문재인 정부를 믿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 명예도 소중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족을 붙이겠다. 제가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가장 아픈 대목이 ‘아내 탓’을 했다는 것”이라며 “제가 잘못 판단했다. 물러나는 마당이니 그 정도 한탄은 해도 되리라 생각했는데 졸렬했다”고 썼다.

그는 “하지만 거짓말쟁이로까지 몰아붙이지는 말아달라. 제가 대출 서류에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의원은 ‘김 전 대변인이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속였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아내가 가계약을 하고 집주인에게 돈을 부치던 시각 저는 문재인 대통령을 따라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이었다. 통화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뒤 상황은 구차한 변명으로 들릴 수 있기에 생략하겠다. 그저 ‘첫 단추를 잘못 끼웠구나’라고 이해만 해주셔도 고맙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