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끔찍한 대학살" 메르켈 "관용사회 공격"

by이준기 기자
2019.03.16 04:42:54

뉴질랜드 모스크 총격 용의자, 살해 1순위 메르켈 꼽아
트럼프는 '백인 정체성 바로 세운 사람' 치켜세워
교황 "무분별 폭력행위…이슬람에 연대 약속" 애도

사진=A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역사상 최악의 무슬림 증오범죄와 관련,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의 끔찍한 대학살 이후 나의 가장 따뜻한 동정과 축원을 뉴질랜드 국민에 보낸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미국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위해 뉴질랜드 곁에 있다”며 이처럼 썼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에서 “미국은 크라이스트 처치에서의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의 생각과 기도는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과 함께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 악랄한 증오 행위에 맞서 뉴질랜드 국민 및 그들의 정부와 연대하고 있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위터에 “비통에 빠진 크라이스트 처치 희생자들 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적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무슬림 공격은 뉴질랜드 민주주의와 개방, 관용의 사회에 대한 공격과 같다”며 “우리는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뉴질랜드인의 곁에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모스크 총격 테러의 용의자 브렌턴 태런트는 범행 전 인터넷에 올린 ‘새로운 사회를 향한 대전환’이란 제목의 선언문을 통해 살해해야 할 1순위 후보에 이민자 포용정책을 펴온 메르켈 총리를 꼽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의 정체성을 바로 세운 사람’이라고 치켜세웠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비탄에 빠진 유족과 뉴질랜드 국민을 위로했다. 교황청의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은 공개한 전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무분별한 폭력 행위로 사상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애통함을 표현했다”며 “모든 뉴질랜드 국민, 특히 이슬람 공동체에 진심 어린 연대를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1시47분(현지시간)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 소재 모스크 두 곳에서 잇따라 무차별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금요예배 중이던 수백 명의 인파는 공포에 휩싸였다. 결국, 49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 역사상 최악의 무슬림 증오범죄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남성 3명, 여성 1명 등 용의자 4명이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