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척추협착증으로 불편해도 걸는게 답

by이순용 기자
2023.03.22 07:13:15

은상수 서울부민병원 척추내시경센터장

[은상수 서울부민병원 척추내시경센터장] 척추협착증은 척추뼈, 신경 뒤쪽의 황색인대가 두꺼워져 신경을 누르는 병이다. 황색인대는 신경 뒤쪽에서 뼈와 뼈를 연결하여 후방안정성에 기여하고, 신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황색인대는 두꺼워지다 못해 신경을 누르고 많은 환자를 괴롭히는 병의 원인이 되었을까?

척추협착증은 노화와 관련이 있다.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인 무릎, 손가락 관절염의 뼈는 두꺼워진다. 이처럼 황색인대도 나이가 들면 두꺼워진다. 여기에 허리를 과

은상수 서울부민병원 척추내시경센터장
하게 숙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고, 삐끗하여 황색인대가 손상되면 인대는 더 두꺼워진다.

피부의 상처가 볼록해지고 흉터가 두꺼워지는 것과 비슷하다. 척추협착증의 발생원인으로 노화 외에도 반복적 외상이 있는데, 인대, 디스크가 다치면 척추협착증도 악화되기 때문에 무거운 물건 들 때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척추협착증의 증상으로는 허리디스크와 마찬가지로 다리 저림이 있는데, 특징적으로 ‘잘 못 걷겠다’이다. 파행이라고 하는데, 걸으면 종아리가 터질 것 같아서 쉬거나 쪼그리고 앉으면 증상이 좋아져 다시 걸을 수 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30분을 온전히 걷기 힘들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척추협착증 증상 중, ‘발바닥이 스펀지, 모래, 자갈 밟는 것 같다’ 라는 증상은 신경손상이 오래되고 심할 때 나타난다. 회음부, 항문 감각이상, 대소변 장애가 오면 심한 신경압박으로 수술이 필요하다. 다리에 힘이 없고, 절룩거리거나, 다리를 끌어도 신경마비로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한다.



척추협착증이 있으면 다리가 저려오고, 걷기 힘든데 운동을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운동을 해야 한다. 불편하다 하여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마르고 더 활동이 어렵게 된다. 많은 보호자들이 걸으면 아프고 힘든데 부모님을 걷게 해야 하냐고 물어본다. 쉽지 않겠지만 아파도 지팡이나, 유모차 같은 보행기를 밀고라도,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아서 통증을 줄여서 라도 심지어 수술을 받아서라도 걸어야 한다고 답변을 한다.

척추협착증 환자는 허리를 숙이면 다리 저림이 줄어들어 걷기 편해지는데, 허리를 숙이면 척추뼈 사이가 벌어지면서 황색인대도 늘어나 얇아지게 되어 신경 눌림이 덜해진다. 저림이 덜해지고 더 많이 걸을 수 있게 된다. 지팡이나 보행기를 사용하면 숙여서 더 오래 걸을 수 있다.

경사를 오를 때도 허리가 숙여진다. 척추협착증 환자 중 평지는 잘 못 걷는데, 오르막은 잘 걷는 경우가 있다. 자전거를 탈 때도 허리가 숙여지므로 척추협착증 환자에게 다리 근력 향상 및 유산소 운동으로 실외, 실내 자전거가 도움이 된다. 척추협착증 환자분들은 보통 나이가 많기에 강도가 약한 정적인 운동을 추천한다. 소-고양이자세,골반기울이기, 데드버그, 버드독, 브릿지, 크런치 운동이 척추협착증에도 좋다.

척추협착증 환자는 무릎관절염도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걷기 기능이 떨어지고, 다리 근육도 약해져 있다. 하지 근력강화운동으로 레그익스텐션 운동이 좋다. 헬스장을 안 다닌다면 높은 의자에 앉아 그냥 다리를 펴는 것도 괜찮다. 무릎을 최대한 펴고, 발목을 몸 쪽으로 당겨 허벅지 근육이 돌처럼 딱딱 해지게 한다. 집에서 운동을 한다면 강도를 높이기 위해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찬다. 스쿼트, 런지도 하지근력강화를 위해 좋다.

척추협착증 운동을 요약하면 숙여서 라도 걷는 것이 좋고, 소-고양이 자세, 골반기울이기, 허리코어운동 및 하지 근력강화운동을 하여 근력을 유지해야 한다.

척추협착증은 허리를 펴면 저림이 심해지고, 숙이면 신경이 덜 눌려, 오래 걸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