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쿠마 영어 형편없어" 뒷담화한 시애틀 CEO, 결국 사퇴

by이석무 기자
2021.02.23 11:07:55

사적인 자리에서 소속 선수를 비난해 물의를 빚은 시애틀 매리너스 케빈 매더 CEO.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의 케빈 매더 최고경영자(CEO)가 소속 선수들을 뒤에서 비하하고 조롱한 사실이 드러나 사임했다.

시애틀 구단의 존 스탠튼 구단주는 23일(한국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매더 CEO가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매더 CEO는 이달 초 한 조찬 모임에서 구단 내부 사정을 폭로하고 소속선수를 비방했다. 이 장면은 한 매리너스 팬에 의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매더 CEO가 한 발언에는 미국 출신이 아닌 선수의 영어실력에 대한 언급도 포함돼있다. 그는 시애틀에서 뛰었던 일본인 투수 이와쿠마 하사시에 대해 “이와쿠마는 좋은 사람이지만, 영어 실력은 형편없었다”며 “이와쿠마에게 ‘통역을 위해 1년에 7만5000달러의 돈을 지불하는 것에 지쳤다’고 말하자 갑자기 그의 영어 실력이 늘었다”고 말했다. 또한 팀내 유망주인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외야수 훌리오 로드리게스에 대해서는 “그의 영어는 대단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매더 CEO는 자신의 발언이 비판의 도마위에 오르자 “큰 경험을 했다”며 “내 행동에 책임을 지고, 직장에서 부적절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결국 이날 공식 사퇴했다. 이에 앞서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는 22일 성명을 통해 “말실수 뿐만 아니라 구단들이 가지고 있는 여과없는 시선을 보여주는 영상”이라면서 “경기장을 찾을 팬들과 다른 관계자들 역시 불쾌감을 느끼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매더 CEO는 1996년 시애틀 구단에 입사한 뒤 구단 내 여러 보직을 거쳐 2017년 11월부터 시애틀 CEO로 승진했다. 스탠튼 구단주는 매더 CEO의 후임자가 채용될 때까지 구단 사장 겸 CEO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