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까진 성공했는데...머스크 ‘화성거주’ 현실로 이뤄내려면

by강민구 기자
2020.06.04 03:10:20

스페이스X, 화물선의 유인 수송비행성능 검증
지구서 화성 가는데만 6개월 소요...'가시밭길'
시행착오 겪으며 '스타쉽' 개발중...테라포밍도 관건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스페이스X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민간우주선을 만들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발사하고, 도킹에도 성공하면서 우주상업화뿐 아니라 유인 화성탐사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스페이스X 설립자인 일론 머스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류의 화성 이주에 있다. 머스크는 2024년까지 화성에 인간을 보내겠다고 공언했고, 궁극적으로 ‘테라포밍’을 통해 화성을 지구의 환경과 유사하게 만들어 인류가 화성에서 거주하게 만들 계획이다.

국내 항공우주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번 성공은 민간우주시대의 개막을 알린 역사적인 사건이다. 기존에 화물 운반용으로 활용되던 무인우주선 ‘크루 드래곤’의 유인수송능력을 검증하면서 국제우주정거장에서의 우주상업화 가능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궁극적인 화성 유인 탐사까지 이뤄내기 위해선 차세대 로켓 개발부터 생명유지장치 신뢰성 확보, 귀환기술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아직 화성에서 무인탐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인류가 거주하기 위한 화성 거주지에 대한 환경 조성을 해나가야 한다. ‘테라포밍’ 기술에 대해서도 핵폭탄 투여의 실효성 등 전문가 사이에서 이견이 존재한다. 미국항공우주국이나 유럽우주국(ESA)이 달기지나 달마을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유인 달탐사부터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스페이스X와 미국항공우주국은 팰컨헤비로켓에 ‘크루 드래곤’을 실어 19시간만에 지구 상공 400km의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냈다. 하지만 화성까지 편도만 6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방사선 노출, 극저온 등 극한의 우주환경을 장시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이번에 ‘크루 드래곤’을 실어 보낸 팰컨9 로켓은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 화성으로 보낼 우주선부터 필요한 셈이다.

안재명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스페이스X가 유인 우주선 개발을 통해 민간 우주비행시대의 큰 도약을 이뤄낸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지구에서 화성에 가는데만 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생명유지 장치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귀환기술, 로켓 기술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타쉽’ 개요.<자료=스페이스X 홈페이지>
현재 스페이스X는 차세대 우주선인 스타쉽과 슈퍼헤비로켓을 통칭한 거대 재활용 우주선 ‘스타쉽’을 개발하고 있다. 달 탐사를 비롯해 화성 탐사 등에 활용할 계획을 갖고 개발중이며, 2024년까지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유인 달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지구 궤도에 로켓 총무게 100톤을 초과해 보낼 수 있을 정도로 힘을 갖췄고, 수직 착륙도 가능하다. 지난달 말 시제품이 연소시험 직후 폭발 사고를 겪으면서도 연구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장은 “스페이스X의 전략은 실패를 통한 빠른 분석과 피드백 적용을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것”이라며 “미국항공우주국이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우주기관에서 사용하던 전통적인 로켓 개발에 활용하지 않던 혁신적 설계·제작 방식을 접목하고 있으며, 엔진도 액체산소와 케로신, 추진제 조합이 아닌 액체산소, 극저온 액체 메탄을 활용한 랩터 엔진을 장착해 차세대 우주 탐사에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달착륙선 사업에도 스페이스X가 선정돼 참여할 계획이나 일론 머스크의 목표는 화성에 향해 있다”며 “인류 유인 화성 탐사를 위한 기술력도 부족하고, 자금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국제협력이 요구되는 분야이나 일론 머스크의 그동안의 성공으로 보면 스타쉽 등을 활용해 화성탐사를 현실로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