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중국 중심적"…트럼프, WHO 정조준

by이준기 기자
2020.04.08 05:00:00

"미국이 자금을 지원하는데…" 트윗
"정말 망쳐버렸다…美에 잘못된 권고"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친중(親中) 및 늑장대응 논란에 휩싸인 세계보건기구(WHO)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WHO는 정말 망쳐버렸다”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주로 미국이 자금을 지원하지만, 매우 중국 중심적이 됐다”고 썼다. 미국은 WHO 재정의 약 22%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 국면 초기 ‘중국의 통제력을 믿는다’는 등의 발언으로 친중(親中) 논란에 휩싸였었다. 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 선언을 확진자 수가 12만명을 넘겨서야 선언하는 등 늑장대응 지적도 받아왔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다행히 나는 우리의 국경을 조기에 중국에 개방하는 것에 대한 그들의 조언을 거부했다”며 “왜 그들은 우리에게 그런 잘못된 권고를 했을까”라고 지적했다.



WHO는 지난 1월30일 코로나19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을 권고하지 않았다. 앞서 미국이 1월27일 중국 후베이성에 대해 자국민의 여행을 금지하는 경보를 발령했을 때도 ‘코로나19 제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같은 달 30일 중국 전역에 여행을 가지 말 것을 권고하는 초강수를 뒀다.

실제로 미국 내에선 WHO의 ‘책임론’이 거세게 불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일 “WHO의 실패에 대한 비난 대부분은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 뒤 “WHO는 모든 국제기구 중에서도 가장 정치 중립적이어야 한다. 만약 WHO가 감염병 대응에서 정치적 마지노선 역할이나 한다면 없느니만 못하며, 더는 미국이 지원해선 안 된다”고 적었다.

마사 맥샐리(애리조나·공화) 상원의원은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WHO는 코로나19 통계를 은폐·조작하는 중국을 돕고 있다”며 거브레여수스 총장에 사퇴를 촉구했다. 대중 강경파인 릭 스콧(플로리다·공화) 상원의원도 WHO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조사를 상원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