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2년래 최고 급등한 국채금리…나스닥 2.6% '털썩'

by김정남 기자
2022.01.19 06:53:31

미 10년물 금리 1.8% 중반대…2년물 1% 돌파
골드만, 실적 부진에 주가 7%↓…투심 악영향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국채금리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재차 치솟으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10년 국채금리 2% 돌파 시간문제

1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1% 하락한 3만5368.47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4% 떨어진 4577.11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0% 내린 1만4506.90을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3.06% 급락한 2096.23에 마감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18.76% 폭등한 22.79를 나타냈다. 다시 20선을 웃돌며 투심이 고꾸라졌음을 방증했다.

장 초반부터 국채금리가 치솟으며 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월가에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4회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많아지면서 장단기 채권을 망라해 모두 오른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1.879%까지 치솟았다.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20년 1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다. 2%대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1.059%까지 오르며 1%대를 넘어섰다. 2020년 3월 초 이후 최고치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캐시 보스얀치치 디렉터는 “채권시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연준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기조에 따라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덩치 큰 빅테크주부터 줄줄이 부진했다. ‘대장주’ 애플 주가는 1.89% 하락한 169.80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소식이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2.43% 내렸다. 아마존(-1.99%), 알파벳(구글 모회사·-2.50%), 테슬라(-1.82%), 메타(구 페이스북·-4.14%) 등은 일제히 하락했다.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3.86% 떨어졌다.

주요 금융주의 실적 부진 역시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줬다. 굴지의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39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은 10.81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6.98% 하락한 354.40달러에 마감했다. JP모건체이스(-4.19%), 뱅크오브아메리카(-3.44%) 같은 다른 주요 금융주 역시 부진했다.

골드만 실적 부진…금융주 약세

미국 경제지표는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엠파이어지수)는 -0.7로 전월(31.9) 대비 32.6포인트 폭락했다.

엠파이어지수는 뉴욕주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0을 기준으로 그 이하면 경기 위축을,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각각 의미한다. 새해 벽두의 제조업 경기가 위축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엠파이어지수는 미국 전역을 조사하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보다 먼저 나오기 때문에 실물경제를 미리 가늠하는 잣대로 쓰인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떨어졌다. 영국 런던의 FTSE 100은 0.63% 하락한 7563.55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1.01%,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94% 각각 빠졌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은 0.97% 떨어졌다.

반면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과 비교해 1.92% 상승한 배럴당 85.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이는 전날 예멘 반군 후티가 드론을 이용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국제공항과 석유시설을 공격한데 따른 것이다. 원유 생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 때문이다. UAE는 세계 8번째 석유 생산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