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이 인프라투자에 앞서.."우리 점심 먹어치울것"

by최정희 기자
2021.02.12 07:44:48

시진핑과 2시간 통화 후 미국 상원 위원들 만나 얘기 전해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들이(중국)이 우리 점심을 먹어치울 것이다.”

11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0일(현지시간) 2시간 여의 첫 전화통화를 마친 후 그 다음 날, 미국 인프라 투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일부 상원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미국에서 점심을 먹어 치워 버린다는 말은 누군가를 이기거나 물리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은 수십 억달러를 투자해 운송, 환경, 다양한 범위의 모든 것들과 관련된 이슈를 다루고 있다”며 “특히 중국은 시속 225마일(약 360km)로 달리는 철도가 이미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중국은 매우 열심히 하고 있다”며 “인프라는 민주당이나 공화당의 당파적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미국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에서 조 바이든으로 바뀌면서 대중 정책이 어떻게 변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터라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태도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주 바이든 대통령은 국무부 연설에서 “중국의 경제적 남용에 맞설 것”이라며 중국을 미국의 가장 심각한 경쟁자로 묘사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방식은 다를 지라도 중국 압박 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과의 2시간여 전화통화에서도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강압적이고 불공정한 경제적 관행과 홍콩에 대한 탄압, 신장에서의 인권 유린, 대만을 포함한 역내에서 행해지는 독선적인 행동에 대해 우려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무역, 인권 등의 문제까지 건드린 것이다. 이에 중국중앙TV는 “시 주석이 대만, 홍콩, 신장 문제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이 걸린 문제인 만큼 미국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극한 경쟁이 벌어질 수 있지만 전임자(트럼프)와는 접근 방식이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국제 규범 위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토니 블링켄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주말 중국의 카운터 파트너 양지에치 외교부 장관과 만나 “중국이 인권 침해 문제 등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최근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에 대해서도 중국이 비난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