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C 연간 거래대금 1조원 첫 돌파…장외시장도 `후끈`

by권효중 기자
2020.10.19 00:10:00

연간 거래대금 1조원, 2014년 개장 이후 처음
상장기업, 이전 상장도 꾸준히 이어져…규모도 ↑
오상헬스케어, 에이플러스에셋 등 이전상장 준비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장외거래 시장인 K-OTC 시장에서의 연간 거래대금이 지난 15일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증시에 유입된 투자자들의 관심이 비상장 주식으로도 몰리며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K-OTC 시장에서의 연간 거래대금은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2014년 K-OTC 시장이 운영되기 시작한 이후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거래대금 9904억원을 기록한 데에 이어 올해 들어서는 10월에 연중 1조원 달성에 성공했다.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의 흐름도 정규 시장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연초인 지난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45억원 수준을 기록했고, 2월 약 29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던 것이 꾸준히 올라 △4월 49억원 △6월 53억원 등에 이어 8월에는 74억원까지 올랐다. 9월에는 소폭 감소한 58억원을 기록했고, 이달 현재까지는 일평균 56억원으로 연초 대비 24% 가량 늘어났다.

K-OTC 시장은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을 전담하고 있으며 중소, 중견기업 소액주주 대상 양도소득세 면제와 증권거래세 인하 등의 혜택이 가능하다. 또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한 거래 편의성도 갖추고 있다.

또 올해에만 10개 기업이 새로 상장하는 등 시장 자체도 성장세다. 실제 K-OTC 시장에서 유가증권(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는 기업들의 모습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서 운영하는 ‘코넥스 시장’처럼 성장성 있는 기업들이 정규 시장으로 넘어갈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웹케시(053580), 피피아이(062970), 지누스(013890) (코스피) 총 3곳의 기업이 정규 시장으로 진출했으며, 올해엔 1곳이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했고, 현재 2곳의 기업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상장한 서울바이오시스(092190)는 K-OTC에서 거래되던 기업 중 올해 처음으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했다. 이 회사는 서울반도체(046890)의 자회사로 자외선(UV) 발광 다이오드(LED) 부문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LED칩 기술을 통해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정수와 공기청정용 UV LED 등 다양한 부문에서의 제품 생산도 가능하다. 희망밴드 6500~7500원의 최상단에 공모가를 결정한 이후 943대 1이라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성공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안착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16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0%(350원) 내린 1만9050원으로 공모가를 약 154% 가량 웃돌고 있다.

이어 면역진단,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오상헬스케어, 보험 상품 비교분석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에이플러스에셋)은 각각 코스닥, 코스피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 8월 14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지난해에는 약 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 ‘코로나19 진단키트’ 효과로 수혜를 입었다. 지난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원을 기록했다. 현재 코스닥 상장사인 오상자이엘(053980)은 오상헬스케어의 지분 14.85%(189만7534주)을 보유하고 있어 오상에 이은 2대 주주다.

또한 지난 14일 증권신고서를 제출, 코스피 상장을 준비중인 에이플러스에셋은 보험사들의 상품을 비교·분석,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립법인보험대리점(GA)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는 종합 보장분석 시스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보험 분석 관련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보험 부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헬스케어, 온라인 커머스 등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가 활성화되는 만큼 투자 자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의 방증”이라며 “보다 높은 수익률, 상장 전부터 ‘될 종목’을 찾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