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해설가 변신' 가수 김진표 "해설도 내 스타일대로..."

by이석무 기자
2011.09.06 11:52:04

▲ F1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가수 김진표. 사진=SBS ESPN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F1 중계를 통해 해설위원으로 데뷔한 가수 김진표가 SBS ESPN 레터와의 인터뷰에서 해설위원으로 변신을 한 소감을 전했다. 김진표는 SBS ESPN에서 지난 유럽 그랑프리부터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오랜 방송 경험과 자신만의 직설적인 스타일로 해설 또한 매끄럽게 소화하고 있다.

2006년 연예인 카레이싱팀 R-stars(알스타즈)를 통해 카레이싱에 입문한 김진표는 아마추어 자동차경주 대회를 거쳐 프로 자동차경주대회에 데뷔하면서 수차례 시상대에 선 경력이 있다.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챔피언 자리에도 오른 바 있는 김진표는 지난해 지엠대우레이싱팀으로 소속팀을 옮기며 연예인으로는 처음으로 프로 레이싱팀에서 연봉 계약을 체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음은 김진표 위원과의 일문일답.

- F1 해설위원을 하고 있는 소감이 궁금하다.

▲위원님이라는 호칭이 아직도 어색하다. 나는 전문 지식이 깊거나 한 것도 아니고, 그냥 큰 팬이었다. 레이싱은 아직까지 마니아들이 즐겨보는 종목이라서 모르는 사람은 아예 모르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마니아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할 수도 없고, 마니아를 대상으로 하면 나는 자격미달이고 그렇다. 갈등이 많이 됐지만, 즐기면서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면 안된다는 스트레스가 있긴 하지만, 경기를 보는 것도 재미있고, 경기에 대해 이야기 해 준다는 게 재미있다.

- 선수로서 경기를 하는 것과 해설을 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어렵나?

▲레이싱을 하는 게 더 어렵다. 나는 이제 레이싱으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이라서 생계와 연관이 돼 있다. 그래서 경기 하나하나가 너무 중요한 프로의 입장이다. 해설을 할 때는 정말 신나게 놀다 가야지 하는 생각으로 온다.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 주변 반응은 어땠나?



▲매우 좋아한다. 내 주위에는 F1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고, 레이싱을 하고, 경기를 꼭 챙겨보기 때문에 다 좋아하고 좋은 이야기만 해 주신다. 하지만 "방송에 적합한 용어를 더 찾아봐라"라고 충고해 주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전문 교육을 받거나 양성된 사람이 아니라서 적절한 용어를 찾는 게 힘들었다. 하지만 어떻게 하겠나. 속어를 쓰거나 하지 않는 선에서 앞으로도 내 스타일 대로 하려고 한다. 윤재수 위원 같은 스타일이 있다면 나 같은 스타일도 있는 게 좋지 않을까?

- 해설을 할 때 어디에 중점을 두고 하나?

▲나는 언제나 하기 싫은 일은 안한다. 재미있는 일만 하다보면 돈은 따라온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억지로 한 거면 안했을 거다. 하다 보니 재미있고 편했다. 나는 선수이기 때문에 그 순간 드라이버가 느끼는 감정이나 심리 등을 드라이버 입장에서 말해 주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걸로 알고 있어'와 '그런 것'과는 다르지 않나.

- 처음에 레이싱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탤런트)류시원이 항상 추천했는데, 만나는 여자마다 못하게 해 못했다. 그러다가 시즌 초에 못하게 하는 사람이 없어서 시작했다.(웃음) 2006년 처음 시작했는데, 시작부터 잘 풀렸다. 좋은 스승을 만났고 코치를 만나서 특훈을 해 줬다. 내가 잘해서 그런 게 아니라, 1등 할 수 있는 환경이었고, 하자 마자 성적이 나니까 너무 신이 났다.

- 레이싱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가장 큰 매력은 내가 뭔가를 조종한다는 것, 기계를 내 마음대로 제어한다는 게 가장 큰 기쁨이다. 내 발과 손으로 차의 모든 컨트롤이 다 바뀔 때 느끼는 그 희열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있다. 레이싱은 밖에서 보기엔 경쟁자와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안에서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실수 안 하는 사람이 이기고, 그러려면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자기와 싸우는 과정 자체가 엄청난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 준다.

- 레이서, 레이싱 프로 진행자, 해설위원 등 F1 관련 직종은 다 섭렵한 것 같다. 또 도전하고 싶은 분야는 없나?

▲내가 좋아서 한 것이지만 자동차 관련 일로 (가수로서의 수익과 레이서로서의)수익이 역전이 된 게 1년 정도 됐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자동차 관련 프로그램이나 행사, 수업 등이 늘어났다. 그러다보니 인생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분명히 새롭게 하고 싶은 게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싫었던 게 선입견이다. 연예인이 돈이 많아서 취미생활 한다는 선입견. 그래서 내가 실력으로 이겨주면 인정해 주겠지 하고 생각했다. 나는 항상 뭘 해도 제대로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해설도 열심히 공부해서, 신나게, 즐기면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