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원은 왜 'AI 아이돌' JD1이 되었나[스타in 포커스]

by김현식 기자
2024.02.02 14:00:00

'AI 가수 부캐' JD1 활동 화제
데뷔곡으로 '뮤뱅' 1위 후보 파란
"일회성 아닌 장기 프로젝트"

JD1 콘셉트 포토(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수 정동원과 똑 닮은 신인 아이돌 가수가 각종 무대를 휘젓고 다니고 있다. 최근 데뷔곡 ‘후 엠 아이’(who Am I)를 발표한 정동원의 ‘부캐’(부캐릭터) ‘JD1’(제이디원) 얘기다.

‘JD1’은 트롯계를 주 무대로 활약해온 정동원이 음악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공들여 준비한 ‘부캐’다. 실제로는 정동원이 직접 노래하고 춤추지만 정동원이 아닌 그가 제작자로 나서 데뷔시킨 ‘AI 아이돌 가수’라는 세계관을 내세운다는 점이 돋보인다.

트롯을 주 장르로 삼아 활동하는 가수들에게는 ‘가수’가 아닌 ‘트롯 가수’라는 소개가 따라붙는다. 트롯이 음악 스타일과 업계 시스템 모두 특색이 뚜렷한 장르라서다. 비슷한 장르로는 힙합, 록 등을 들 수 있다.

그렇다 보니 ‘트롯 가수’로 불리는 이들이 다른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면 ‘낯설다’는 반응이 뒤따른다. 이 같은 분위기 속 정동원은 ‘JD1’이라는 ‘부캐’를 꺼내들며 ‘낯설다’가 아닌 ‘신선하다’는 반응을 끌어냈다.

영리한 투 트랙(two track) 전략이라는 평가다. 정동원은 ‘JD1’ 홍보를 위한 유튜브 채널도 별도로 개설했다. 음악플랫폼에서도 ‘정동원’이 아닌 ‘JD1’을 검색해야만 데뷔곡 ‘후 엠 아이’를 들을 수 있다. 작정하고 ‘본캐’와 분리시킨 ‘부캐’다.



정동원(사진=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소속사 쇼플레이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정동원은 ‘JD1’ 론칭을 위해 2년이 넘는 긴 준비 기간을 거쳤다. 소속사는 “‘JD1’은 아직 어린 나이인 정동원이 트롯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기 위해 창작해낸 독립된 페르소나이자 K팝 시장 도전을 목표로 기획한 아이돌”이라면서 “정동원이 곡과 안무, 스타일링 등 여러 방면에 직접 관여해 제작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그렇게 탄생한 ‘JD1’의 데뷔곡 ‘후 엠 아이’는 아이돌 가수들의 활동곡을 연상케 하는 팹 댄스 장르 곡이다. 가사에는 세상에 대해 무지한 상태인 ‘JD1’이 혼란을 겪는 과정을 거쳐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았다.

‘후 엠 아이’ 작곡 크레딧에서 눈에 띄는 인물은 라이언 전이다. 정동원은 아이브, NCT 127, 오마이걸, 이달의 소녀 등 여러 아이돌 가수들의 인기곡을 써낸 현 K팝계의 대표적 음악 프로듀서와 호흡을 맞춰 트렌디한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 힘썼다.

라이언 전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정동원 측의 제안을 받아 곡 작업을 맡게 됐다”며 “‘트롯 아티스트 정동원’이 아닌 ‘JD1’에게 어울리는 맞춤형 곡을 건네기 위해 팀원들과 함께 정성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래를 너무 잘 불러줘서 감사했다. 소화력이 좋은 아티스트라고 느꼈다”며 “활동을 시작한 이후 모니터링도 열심히 해보고 있는데, 팬분들도 좋아해 주셔서 뿌듯한 기분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JD1(사진=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정동원은 지난 11일 ‘후 엠 아이’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디지털 싱글 형태로 공개한 뒤 Mnet ‘엠카운트다운’, KBS 2TV ‘불후의 명곡’, ‘뮤직뱅크’ 등 여러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안무 제작은 세븐틴, 있지, 스트레이 키즈, 보이넥스트도어 등 여러 아이돌 가수들과 호흡한 안무가·디렉터 그룹 모프(MOTF)에게 맡겨 K팝 스타일 곡의 매력을 십분 살렸다.

정동원은 지난달 26일 방송한 ‘뮤직뱅크’에서 1위 후보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키는 등 ‘JD1’을 내세운 이색 행보로 다양한 이슈를 뿌리고 있다. 이제 막 첫발을 뗀 ‘JD1’이 어떤 성장 곡선과 활동 패턴을 이어갈지 흥미를 돋운다. 소속사 쇼플레이 관계자는 “‘JD1’의 데뷔곡 활동은 당분간 계속 이어진다”며 “데뷔곡 활동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