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벽화그리기 한계…재건축·재개발 같이해야"

by강신우 기자
2021.04.19 06:20:00

[무용지물 도시재생]⑤김현아 국민의힘 비대위원 인터뷰
“도시재생, 朴 전 시장서 편협·왜곡돼”
“재개발 등으로 재생사업 원상회복해야”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현재 도시재생 사업은 (정책이) 편협하고 왜곡됐기 때문에 재건축·재개발을 포함한 오세훈식으로 재창조해야 한다.”

“朴지우고 ‘오세훈식’으로 바꿔야”

국민의힘 도시계획·부동산전문가인 김현아(51) 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은 서울시 도시재생사업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이 박원순 전 시장이 해왔던 도시재생사업을 완전히 새로운 사업모델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 위원은 “박 전 시장의 도시재생은 본래 ‘도시재생사업’을 왜곡한 것”이라며 “도시재생은 광범위하고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사업인데 벽화그리기 등 정치적으로 활용할 만한 것을 취사선택해 편협한 정책을 펼쳤다. 공공주도의 보조금 의존적인 도시재생만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박 시장의 도시재생이 편협하고 왜곡됐기 때문에 주민 반발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편협한 도시재생을 계속한다면 해제하는 것이 맞는 것이지만 도시재생을 원상회복하는 재건축·재개발이 가능한 포괄적인 개념, 일명 ‘오세훈식 재창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창신·숭인동, 서계동, 장위11구역, 일원동 대청마을, 구로1구역 등 도시재생해제연대 12지역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도시재생 지역 해제요구를 한다는 입장이다. 박원순 전 시장의 도시재생이 주거여건 개선보다는 벽화, 지원센터 건립 등 전시행정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도 후보 시절 “시장으로 당선되면 곧바로 박원순식 ‘벽화 그리기’ 도시재생사업부터 손보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박 전 시장 시절 덩치가 커진 도시재생본부 역할을 대폭 줄이고 주택국을 본부로 격상하는 조직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재산권 제한 않는 등 ‘컨센서스’ 중요”

김 위원은 도시재생사업을 ‘시대정신이자 화두’라고 표현했다. 그는 “재건축·재개발을 하면 단기적인 집값 급등이 있겠지만 지속적인 도심공급 시그널을 계속 준다면 장기적으로 안정될 것”이라며 “주거 약자층이나 청년들에게도 서울 도심 아파트에서 살 기회를 공정하게 부여하는 것이 도시재생사업”이라고 했다.



김 위원은 또 “정비사업도 과거에는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것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주택 성능 업그레이드는 물론 에너지 소비나 탄소 배출을 줄이고 지역 개발에 따른 영향력을 주민들에게도 공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은 ‘도시재생사업에서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시민들과 ‘컨센서스’가 가장 중요하다”며 “도시재생사업지 주민들의 재산권은 제한하지 않는지 정부나 시의 편익만으로 도시재생 명분을 유지하지는 않는지 하는 반성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도시재생은 문화재 등 역사적 가치와 건축물의 가치 등을 함께 봐야지 일부 활동가나 전문가가 의미있다고 하는 것만 바라보고 끌고 간다면 결국 박 시장이 했던 도시재생과 다를 것이 없다”고 했다.

이어 “이를테면 판자촌의 경우 무조건 건물을 보존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을 위한 주거환경개선을 하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영상기록관을 설치하면 얼마든지 그 동네의 과거를 후대에 전하고 공유할 수 있다”고 했다.

“LH·SH ‘주거복지’ 본연의 기능 집중해야”

김 위원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 기관장 하마평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기사보고 알았다. 단순히 하마평일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 위원은 주택·도시계획분야에서 20년 이상 일해 온 도시계획 전문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서울시 주거환경개선 정책자문위원 등을 거쳐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비례대표 의원으로 지냈다.

오 시장과의 연(聯)은 시 주거환경개선 정책자문위원으로 지낼 때 닿았다. 김 위원은 당시 정비사업 추진시 인허가 문제와 이주시 전·월세에 미치는 영향, 개발 계획 승인 후 집값 오르는 패턴 등을 지역별로 분석했다.

김 위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SH의 역할에 대해서 재검토를 해야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LH구조 혁신안을 내놓는다고 하니까 일단 지켜봐야 겠지만 과도한 사업은 민간에 넘기고 LH와 SH는 본연의 업무인 주거복지에 전념해야 한다. 사업성이 없어서 민간이 할 수 없는 곳에 집중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주거복지가 오히려 더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