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S6에 AP 못팔수도"…퀄컴, 첫 우회 언급

by이정훈 기자
2015.01.29 06:37:05

데릭 애에버리 퀄컴 CEO가 스냅드래곤 810칩이 탑재된 LG G플렉스2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모바일 칩 제조업체인 미국 퀄컴의 1분기(작년 10~12월) 실적이 시장 기대를 넘어서며 선방했다. 그러나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005930)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 여파로 실적이 좋지 않자 올해 실적 전망은 낮췄다.

퀄컴은 28일(현지시간) 2015회계연도 1분기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주당 1.34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1.26달러보다 증가했다. 이는 1.26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도 상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7% 증가한 71억달러를 기록했고 이 역시 69억5000만달러인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칩 출하량도 전년동기대비 27% 늘어난 2억7000만개로, 2억6110만개인 시장 전망치를 앞질렀다.



그러나 퀄컴은 올해 조정 순이익 전망치를 종전 주당 5.05~5.35달러에서 4.75~5.05달러로 낮췄고, 매출액 전망치 역시 이전의 268억~288억달러에서 260억~280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실적 전망 하향에 대해 퀄컴측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리의 칩을 사용하는 고객 비중이 다소 줄어든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업체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의 주 고객인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과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 호조가 퀄컴에는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퀄컴은 “새롭게 출시되는 우리 주요한 최대 고객사의 플래그십 기기에 퀄컴 스냅드래곤 810 프로세서가 탑재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도 반영했다”고 덧붙였는데, 이는 항간에 알려진대로 삼성전자가 차기작인 `갤럭시S6`에 삼성이 자체 개발한 칩을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을 우회적인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1일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 S6에 자사의 모바일 AP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발열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10 대신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옥타 7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실적 발표 이후 퀄컴 주가는 뉴욕증시 정규장 마감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6.67% 추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