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中 새 관문 다싱공항…탑승권 없이 안면인식으로 'OK'

by신정은 기자
2019.12.13 01:00:00

최고시속 160km 공항철도로 19분만에 도착
체크인·면세품 구매 등 안면인식 기술 전방위 도입
2040년 年이용객 1억명 목표…관광상품도 등장

한 승객이 다싱공항 셀프체크인 키오스크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한 체크인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안면인식 체크인을 하면 탑승권없이 수속을 밟을수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공항철도부터 체크인, 입국 수속에 면세품 구입까지 열차표 한장, 카드 한장 없이 안면인식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영화속 미래도시 같은 공항이 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베이징 신공항 ‘다싱(大興)공항’이다.

지난 11일 중국 외교부는 외신기자들에게 다싱공항을 공개했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 북쪽에 위치한 서우두(首都) 공항의 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남쪽에 다싱공항을 새로 지었다. 전체 면적은 47㎢로 세계 최대다. 베이징 중심인 톈안먼 광장과 직선거리로 46㎞ 떨어져 있어 차를 타고 이동하면 1시간이 넘게 걸린다. 서우두공항인 김포공항이라면 다싱공항은 인천공항인 셈이다. 중국 당국은 다싱공항의 지리적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항철도를 만들었다.

다싱공항으로 가는 차오차오 지하철 개찰구에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베이징 시내 동남쪽의 차오차오(草橋) 전철역. 베이징에서 가장 큰 1만6000㎡규모의 전철역에는 목적지인 다싱공항을 알리는 표지판이 곳곳에 보였고 여행객들이 드문드문 지나갔다. 개찰구에는 안면인식 결제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장하오(張昊) 베이징궤도교통건설관리공사 주임 엔지니어는 “안면인식은 현재 직원들이 시범 운영 중이며 추후 일반 이용객들도 적용할 계획”이라며 “다싱공항 노선의 공항철도는 평균 시속 120㎞, 최대 160㎞로 세계 최고 속도를 자랑한다”고 전했다.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시내에서 단 19분 만에 공항에 도착할 수 있다. 인천공항 직통열차는 최고 시속이 120㎞다.

지하철 역에서는 체크인과 수화물 위탁이 모두 가능하다. 전철 맨 앞칸에는 위탁된 수화물이 실리고, 두번째 칸은 비즈니스 전용좌석, 나머지는 일반석이다. 배차 시간을 줄이기 위해 4량과 8량짜리 전동차를 번갈아 보내고 있다. 다싱공항까지 가는 일반표는 35위안, 비즈니스 석은 50위안이다. 개찰구도 분리돼 있다.

다싱공항철도 내부. 왼쪽은 일반칸, 오른쪽은 비즈니스칸이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다싱공항 지하철역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수속 게이트가 있다. 체크인과 수화물 위탁을 마친 승객은 이곳을 통해 바로 비행기를 탈 수 있다. 이동 거리를 최대한 단축하고 수속절차도 최소화한 것이다.

왕치앙(王强) 다싱공항 건설지휘본부 부총경리는 “다싱공항은 5개 손가락을 연상하는 독특한 설계로 승객들이 이동하는 거리를 대폭 줄였다”며 “입국장에 들어가서 가장 먼 게이트까지 거리가 600m로 도보로 10분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전철을 이용하지 않은 승객을 위한 체크인 카운터는 4층에 있었다. 각 항공사에 설치된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에는 안면인식 기능이 눈에 띄었다. 승객은 신분증을 올려놓고 얼굴을 인식하면, 탑승권 없이도 바로 입국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지하철역에서 체크인을 마친 승객은 나오자마자 바로 이곳을 통해 수속을 밟을 수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다싱공항의 또 다른 특징은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실제로 낮에는 거의 조명 없이 자연광으로 내부를 밝혔다. 천장부터 바닥으로 이어지는 C자형 설계로 기둥 설치도 줄였다.

왕 부총경리는 “다싱공항은 국가 녹색건축 3성급 건물로, 전체 에너지의 16%를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로 사용한다”며 “이로 인해 매년 8850톤의 석탄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다싱공항의 현재 입주 항공사는 중국 7개사, 해외 8개사 등 15개사다. 국내에선 제주항공(089590), 티웨이항공 등도 취항을 준비 중이다.

왕 부총경리는 “11월말 현재까지 195만명 여객을 수용했고, 향후 연간 이용객 2025년 7200만명, 2040년 1억명을 목표로 하고있다”며 “항공편 역시 현재 하루 270여편에서 2021년 1000편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싱공항은 아직 개항한지 얼마 되지 않아 비교적 한적했지만, 중국인들에게는 새로운 자랑거리다. 다싱공항을 견학하는 관광상품이 인기를 끌 정도다. 곳곳에는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도 보였다.

톈진에서 관광을 온 리우창(35)씨는 “두시간 반 가량 이곳을 구경하고 돌아가는 길”이라며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다싱공항을 보니 조국이 점점 강해지는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싱공항은 밝은 낮에는 자연광으로 내부를 밝힌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다싱공항을 견학하고 있는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다싱공항 내부 모습. 사진=신정은 특파원
다싱공항 외부 모습. 사진=다싱공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