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판정 논란까지 실력으로 잠재운 퍼펙트 연기

by이석무 기자
2013.03.17 12:39:51

4년 만에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가운데)가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왼쪽), 3위 아사다 마오와 함께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피겨여왕’ 김연아(23)가 2년 만에 복귀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판정 논란 마저 압도적인 실력으로 씻어냈다.

김연아는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3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8.34점을 획득했다. 지난 15일 쇼트프로그램(69.97점) 점수를 더해 총 218.31점을 얻어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김연아는 2009년 미국 LA에서 열린 대회 이후 4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복귀했다. 또한 이날 받은 218.31점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기록한 228.56점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로 높은 점수였다.

사실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왠지 찜찜했다. 심판들이 완벽한 연기를 펼쳤던 김연아에 대해선 점프에서 트집을 잡아 감점을 줬다.

반면 경쟁자인 아사다 마오와 카롤리나 코스트너는 점프에서 큰 실수를 범했음에도 후한 점수를 줘 대조를 이뤘다. 그 결과 김연아와 코스트너, 아사다 마오의 점수차는 실제로 연기에서 느껴진 차이에 비해 크지 않았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충분히 뒤집힐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연아는 그런 심판들의 장난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력으로 심판들을 감동시켰다. 첫번째 점프 요소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부터 깔끔하게 성공시킨뒤 최대 고비였던 트리플 플립까지 완벽하게 해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롱에지 판정을 받아 0.2점 감점을 받았던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 이날은 가산점을 받았다. 이후 점프에서도 무결점 행진이 이어졌다. 쇼트프로그램 때 다소 짜게 나왔던 프로그램 구성점수도 이날은 거의 9점대가 나왔다.

사실 누가보더라도 우열이 뚜렷했다. 아사다 마오는 트리플 악셀 점프때 착지가 흔들렸고 회전수도 모자랐다. 그럼에도 아사다는 높은 점수를 받아 쇼트 6위에서 최종 3위로 뛰어올랐다. 코스트너도 한 차례 넘어지는 실수를 범지만 2위를 지켰다.

하지만 심판의 도움을 받은 이들도 김연아를 넘어설 수는 없었다. 김연아는 앞선 경쟁자들의 연기를 보고도 전혀 긴장하거나 흔들리는 기색이 없었다. 너무도 완벽했기에 더욱 믿어지지 않는 우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