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분석]팰리세이드 기본형으로 충분..옵션질은 필요악

by남현수 기자
2018.12.18 06:00:00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현대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사전 계약에서만 2만대가 넘는 성과를 달성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 팰리세이드가 전시된 현대차 영업소를 방문하면 북새통에 차를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다. 팰리세이드가 3475만원부터 시작한다는 소식에 싼타페를 살려던 구매자가 팰리세이드로 바꾸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것저것 합치면 1500만원이나 되는 복잡한 옵션 구성이다. 싼타페와 비슷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기사를 보고 영업소를 찾았다가 막상 4500만원이 넘는 견적서를 받아보고 놀라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어떤 옵션을 넣고 빼야 할지 분석해 봤다.

팰리세이드 기본형은 3475만원 하는 '가솔린 3.8 익스클루시브' 모델이다. 여기에 2.2L 디젤엔진을 선택하면 147만원을 추가하면 된다. 기본 모델에는 V6 3.8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다. 고배기량 엔진이라 2.2 디젤에 비해 세금이나 기름값 같은 유지비는 좀 더 든다. 그러나 팰리세이드를 패밀리카로 사용한다면 소음과 진동에서 유리한 가솔린이 더 좋을 수 있다. 3.8L 가솔린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아이들링 스탑앤고 시스템이 장착돼 복합연비는 9.6km/L에 달한다. 경쟁 대형 SUV들이 리터당 8km대를 기록하는 것을 감안하면 준수한 편이다. 도심 주행을 주로 한다면 실제 연비는 8km/L 정도 나온다.

팰리세이드는 기본형을 선택해도 국내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옵션이 모두 들어간다. 우선 랙타입 스티어링 휠(R-MDPS)이 기본이다. 또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전방 충돌 경고, 차로 이탈 방지 보조와 차로 이탈 경고, 9개의 에어백과 전후방 주차거리경고 장치도 기본 구성품이다.

실내 편의장비도 실속 있다. 앞좌석 열선/통풍시트와 2열 열선시트, 핸들 열선이 기본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에프터마켓에서 많이 바꾸는 품목 중 하나인 LED 실내등도 포함된다. 이 외에도 버튼시동, 전자식 변속버튼, 3존 풀오토에어컨, 이중접합 차음유리,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 패들쉬프트 등이 기본품목이다.

팰리세이드 옵션 중 가장 비싼 품목은 231만원의 4륜구동시스템이다. 팰리세이드를 타고 험로를 주행 할 경우가 구입후 판매할 때까지 한 번도 없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4륜 구동을 장착하면 차의 무게가 무거워져 연비만 나빠진다. 3.8 모델 8인승 18인치 휠을 기준으로 4륜구동이 장착되면 리터당 0.6km 연비가 떨어진다.

팰리세이드에는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모니터도 기본으로 장착된다. 후방카메라와 연동은 물론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연동해 내비게이션으로 활용도 할 수 있다. 98만원짜리 내비게이션 패키지를 넣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블루링크를 이용해 차를 타기 전에 시동을 걸어 넣고 싶다면 팰리세이드는 스마트키로 원격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



팰리세이드는 기본 모델부터 운전석 전동시트와 1열 열선과 통풍, 2열 열선까지 장착해준다. 8인승이 7인승으로 바뀌고 2열 통풍이 들어가는 옵션은 29만원이다. 3열과 2열을 정말 자주 사용한다면 29만원은 그리 큰 돈은 아니다. 그러나 평일은 운전자 혼자 출퇴근 용도로 쓰고 주말에만 가족을 태우는 용도라면 그닥 필요한 옵션은 아니다. 게다가 아이를 카시트에 앉힌다면 2열 통풍은 아예 쓸모가 없다.

선루프는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옵션이다. 팰리세이드의 선루프는 파노라마가 아닌 앞과 뒤가 분리된 듀얼 선루프 방식이다. 심지어 뒤에 달린 선루프는 개방이 되지 않는다. 야외 촬영 같은 특별한 용도가 아니라면 88만원이라는 돈을 투자할 가치가 없다.

풀 LED 헤드램프와 20인치 휠과 미쉐린 타이어가 장착되는 128만원 스타일 옵션은 외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의 구미를 당기기 충분하다. 우선 3.8L 가솔린 엔진에 20인치 휠을 다는 순간 연비는 리터당 0.3km 떨어진다. 디젤은 0.4km/L 연비가 나빠진다. 20인치 휠에 기본으로 장착되는 245/50/R20 크기의 미쉐린 프라이머시 투어 타이어 가격은 개당 40만원에 달한다. 5만km 정도 주행이후 4개를 교환하면 150만원을 훌쩍 넘긴다.

그렇다면 선택할 만한 옵션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팰리세이드를 패밀리카로 쓴다면 83만원 하는 '스마트 센스 Ⅰ'을 추천한다. 이 옵션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이 장착돼 장거리 이동이나 정체 구간에서 운전자의 피로를 줄인다. 만에 하나 있을 안전사고를 방지 할 수 있다. 또 79만원 컨비니언스 옵션도 고려해볼만 하다.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와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이 달리는 것도 좋지만 운전석 자세 메모리시트가 장착된다. 가족이 돌아가면서 운전할 때마다 전동시트를 매번 고치지 않아도 된다.

‘차는 모든 옵션을 다 넣는 풀옵션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넣다가 큰 코 다칠 수 있다. 특히나 싼타페를 구매하려고 갔다가 팰리세이드로 눈을 돌린 소비자라면 더욱이나 잘 골라야 한다. 만약 5000만원이 넘는 수입 대형 SUV를 사려다가 팰리세이드로 바꾼 경우라면 4900만원이 넘는 풀옵션 모델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싼타페를 사려다가 팰리세이드로 바꾼다면 기본 옵션도 훌륭하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아울러 거주하는 집의 주차장 형편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팰리세이드는 차폭이 카니발과 같을 정도로 넓다. 오래된 아파트라면 '문콕 테러'는 각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