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새털 베이스볼]교과서에서 나온 왕자님, 손시헌

by정철우 기자
2015.05.09 12:37:40

사진=NC 다이노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야구장엔 ‘왕자님’이라 부를 만한 선수들이 제법 많습니다. 구자욱 선수 처럼 정말 잘 생긴 선수들도 있구요, 야구 성형이라는 신조어를 낳은, 야구 잘 해서 잘 생겨 보이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제 마음 속에 1번 ‘왕자님’은 누가 뭐래도 NC 손시헌 선수 입니다. 뭐 같은 남자인지라…,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구요. 처음 그의 존재감을 느끼게 된 일과 연관이 있습니다.

어느 해 겨울이었을 겁니다. 두산 관계자들과 만나 취재를 하고 있었는데요. 그 때 손시헌이라는 선수를 확실하게 기억하게 될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저희가 매년 본사에 들어가서 직원분들에게 인사를 하는데요. 그 전까진 여성 팬들에게 최고 인기 선수가 홍성흔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어요. 손시헌 선수 인기가 정말 좋더라구요. 저희나 홍성흔 선수나 좀 뻘쭘할 정도로.”

물론 이제 손시헌 선수는 왕자님 소리 듣기엔 나이가 좀 많아 졌습니다. 하지만 전 그가 아직 왕자님 처럼 보입니다. 동화책 속에서 튀어나온 이들과 다른 의미에서 말이죠.

손시헌 선수는 제게 ‘바른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를 할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참 좋은 인성을 갖고 있지 않으면 저렇게 말하기 힘들거란 믿음을 갖게 합니다.



2013년 포스트시즌 때 그가 한 말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는데요. 그는 당시 백업 멤버였습니다. 벤치에 앉아 바라 본 첫 번째 포스트시즌이었죠. 그때 그는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 말합니다. “처음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경기를 보면서, 나 대신 나가 있는 (김)재호를 보면서 ‘아, 재호가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 생각이 들고나니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어떻게든 이 선수들과 같이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더라구요. 비록 많은 도움은 안되겠지만 벤치에서 한 마음이 되어 주는 것이 지금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닥 새롭지도 않았습니다. 그의 인터뷰는 늘 이런 식이었습니다.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반듯한, 그러나 진심이 담겨 있는 그런 느낌을 받게 합니다.

그가 진심이었다는 건 그를 지켜 본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진욱 당시 두산 감독은 “나가서 잘 해주는 선수들도 고맙지만 벤치에서 한 마음이 되어 주는 (손)시헌이 같은 선수들에게도 정말 고맙다. 그 기운이 하나로 뭉쳐지며 우리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었습니다.

손시헌 선수는 참 성실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야구할 때 보면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죠.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그래왔습니다.

여담입니다만…, 나중에 안 이야기인데 그렇게 보인 이유가 있더군요.

그는 처음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과 키스톤 콤비였는데요. 내야쪽 플라이가 뜨면 자신이 없었던 안 위원이 늘 이렇게 외쳤답니다. “시헌아, 네가 잡아.” 안 위원은 아직도 “손시헌의 넓은 수비 범위 절반은 내가 만들어 준 것”이라고 자랑하곤 합니다.

이제 유니폼은 달라졌지만 그가 하는 일은 다르지 않습니다. 여전히 성실하고 참 바른 선수. 교과서에서 나온 왕자님 같은 이미지 그대로인 손시헌 선수 입니다.

*덧붙이기 : 교과서 느낌 내 보려고 증명사진을 써 봤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