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엔 `4선`보다 `이재명 오른팔`이 중요하다? [국회기자 24시]

by박기주 기자
2022.11.19 09:15:00

`4선` 노웅래, `이재명 오른팔` 정진상…나란히 檢 수사
노웅래 대처엔 소극적인 지도부
정진상 대처엔 방어에 총력…당내 우려도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 중진, 4선 노웅래 의원이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여기서 더 논란이 된 건 노 의원의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후 민주당의 대응이었습니다. 사실상 당 차원에서 이 수사에 대해 방치하다시피 한 반응을 내보이고 있어서인데요. 이는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의 수사 관련 대응과는 사뭇 달라 논란이 되는 모양새입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자신의 뇌물수수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후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뉴스1)
검찰은 지난 16일 노 의원의 국회 사무실에 들이닥쳤습니다. 뇌물수수, 정치자금법위반 등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서였죠. 이날 압수수색 영장에는 노 의원이 2020년 태양광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의 현금을 받았다는 내용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죠.

이튿날 노 의원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본 적도 없는 사람에게 돈을 받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야당 의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뤄진 기획, 공작 수사다. 결백을 증명하는 데에 정치생명을 걸겠다”며 자신의 무고함을 호소했는데요. 통상 이런 기자회견엔 뜻을 같이 하는 동료 의원들이 함께하기 마련인데, 뜨거운 언론의 관심과는 달리 다른 의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 실장 역시 부동산 개발 업자들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상황, 여기에 검찰이 국회 사무실 압수수색을 벌였다는 점까지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많죠. 민주당은 당내 설치된 ‘윤석열 정권 정치보복대책위원회’를 통해 정 실장의 수사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정 실장 자택의 CCTV 위치까지 확인하며 검찰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실장을 적극 옹호하는 발언이 쏟아지고 대변인들의 관련 논평도 열 차례 이상 나왔습니다.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뇌물’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최근 ‘이재명의 오른팔’ 정진상 실장의 수사를 대하는 민주당의 최근 행보와 4선 노 의원을 대하는 행보가 완전 정반대인 셈입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정 실장의 수사는 결국 이 대표를 향하는 수사기 때문에 적극 방어하는 것이라고 항변하지만, 노 의원 역시 자신에 대한 수사가 이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 의원에 대한 수사 초기부터 선을 긋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의 모습을 보고 “정치탄압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이미 이런 상황을 예견한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당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지난 15일 “(정 실장 관련 수사가) 당무와 관련된 일인가. 아니다.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혹은 경기도지사로 재직시 있던 일인데 왜 당이 나서나. 대변인이나 공보실에서 왜 나서지? 다른 당직자라면 이렇게 했을까? 생각하면 답이 굉장히 궁색하다”고 했습니다.

결국 ‘이재명의 민주당’이란 단어로 압축되는 민주당의 사당화(私黨化)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건데요. 정 실장의 수사에 당이 직접 나서 비호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내비치는 당 내 인사들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상민 의원은 “특정 당원, 당직자를 지도부에 있는 분들과 대변인이 나서서 그렇게 (방어)하는 것이 마땅한가. 이것은 정치적으로 공방을 할 일이 아니라 법률적으로 대응할 일”이라고 했고, 박용진 의원도 “당 대변인이 일개 당직자의 ‘개인비리’에 대해 과민하게 대응하는 데 이견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런 논란은 이 대표가 대선에서 패배한 후 다시 당권 도전에 나설 때부터 줄곧 제기돼 온 우려이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 혹은 측근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한다면 당 전체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이는 당 전체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는데요. 이 우려가 친명계(친이재명계)와 비명계(비이재명계)의 불협화음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 됐습니다. 검찰의 칼끝이 민주당의 또 다른 인물을 향했을 때, 어떤 대응이 나오게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