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폭행 팀닥터 ‘불안 증세’…비난 문자 수백 통 받아
by장구슬 기자
2020.07.14 00:05:00
13일 최숙현 선수 폭행 주범 팀닥터 구속
체포 전 비난·협박성 문자 메시지 받아
극도의 불안 증세·외부 노출에 민감한 반응 보여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23) 선수에 대한 가혹행위 주범으로 알려진 경주시청 직장운동부 운동처방사(팀닥터) 안주현(45) 씨가 구속된 가운데, 그가 심리적 불안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13일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운동처방사 안주현(45)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북 경주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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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경찰에 따르면 3일 전 거주지인 대구 북구의 한 원룸에서 체포된 후 경주경찰서로 옮겨져 조사를 받은 안씨는 극도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로 외부 노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경찰에 체포되기 전까지 여러 사람들로부터 ‘절대 용서할 수 없다’라는 등 비난 및 협박성 문자 메시지 수백 통과 전화 등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호 대구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오후 안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이날 오후 1시40분께 대구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안씨는 “폭행 등 모든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 죄송합니다”라고 답하고 재판정 안으로 향했다.
‘팀닥터’로 불렸던 안씨는 의사 면허나 물리치료사 자격증 없이 선수들에게 의료행위를 하고 치료비 등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최 선수를 비롯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소속 선수들을 폭행하거나 성추행한 의혹도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안씨는 지난해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에서 최 선수에게 폭언과 함께 수차례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대체로 시인했지만 성추행에 대해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선수는 지난 4월 경주시청 소속 선수 및 관계자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당했다고 경찰,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 등에 자신의 피해를 호소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후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지인들과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뒤 부산의 숙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6일 가해 혐의자인 김 감독과 선배 장 모 선수에게 영구 제명, 선배 김 모 선수에게 10년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내렸으며, 대구지검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최 선수 사건을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