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男 출생아수 역대 최저…사라지는 '남아선호'

by김은비 기자
2023.03.01 09:04:54

'2020년 인구동향 조사 출생·사망통계'
지난해 출생성비 104.7명
셋째 아이 이상까지 모두 출생성비 정상범위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출생아 중 남자아이 비중이 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의 2022년 인구동향 조사 출생·사망동계 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출생성비는 104.7명을 기록했다. 출생성비는 여자아이 100명당 남자아이 수를 뜻한다. 지난해 태어난 여자아이 100명당 남자아이가 104.7명이라는 의미다.

(사진=통계청)
1일 통계청의 2022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작년 총 출생성비는 104.7명으로 전년보다 0.4명 감소했다. 이는 국가통계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는 통계 집계 시작 시점인 1990년 이후 최저치다. 남자아이를 선호하는 남아선호 사상으로 1990년대에는 110명을 넘었던 출생성비가 최근 정상범위(103∼107명)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출생성비는 1990년 116.5명으로 당시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 향후 사회 문제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이후 1995년 113.2명으로 줄어든 후 2000년대로 접어들며 2000년 110.1명, 2005년 107.8명 등 110명 아래로 내려왔다. 이후 2010년 106.9명으로 정상범위에 들어섰다.

특히 지난해 출생성비는 통계청이 판단하는 출생성비 정상범위(103~107명)의 중간에 있다. 성비에 대한 선호 없이 수정된 아이를 그대로 자연스럽게 낳았을 때 나타나는 성비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지난해에는 총 출생성비뿐 아니라 첫째 아이, 둘째 아이, 셋째 아이 이상으로 나눠 본 출생순위별 출생성비도 모두 정상범위 안이었다. 첫째 아이 출생성비는 104.8명으로 총 출생성비와 비슷했다. 전년보다는 0.5명 줄었다. 둘째 아이 출생성비는 104.6명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그간 출생성비가 가장 높았던 셋째 아이 이상의 성비 변화는 가장 크다. 지난해 셋째아이 이상의 출생성비가 전년보다 1.1명 감소해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인 105.4명을 기록했다.

보통 셋째 아이 이상은 이른바 ‘대를 잇는다’는 통념에 따라 남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그동안 셋째아이 이상의 출생성비는 첫째아보다 훨씬 높았다. 1993년에는 셋째아이 이상의 출생성비가 209.7명에 달했다. 2000년에는 셋째아 이상 출생성비가 143.6명으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정상범위를 훨씬 벗어난 수치였다.

하지만 2005년 128.3명, 2010년 110.9명, 2013년 108.0명으로 점차 내려온 셋째아 이상 출생성비는 2014년 106.7명으로 정상범위에 들어섰고 지난해에는 105명대까지 떨어졌다.

이같이 전체 출생성비와 셋째 아이 이상 출생 성비가 정상범위에서 거의 일치하는 것은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 박혀있던 남아선호 사상이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