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 회장이 이끈 미식축구 XFL, 코로나19 여파로 파산 선언

by이석무 기자
2020.04.14 12:36:49

미국 신생풋볼리그 XFL이 코로나19 여파로 한 시즌 만에 파산을 선언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프로풋볼리그(NFL)를 위협할 것으로 주목받았던 풋볼리그 XFL(Xtreme Football League)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한 시즌 만에 파산을 선고했다.

로이터, 야후스포츠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14일(한국시간) XFL이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XFL은 미국프로레슬링 WWE를 이끄는 빈스 맥마흔 회장이 만든 풋볼리그다. 2001년 처음 출범했다가 한 시즌 만에 막을 내린 뒤 19년 만인 올해 부활했다.

XFL은 NFL보다 더 공격적이고 신속하게 경기를 진행하도록 파격적인 룰을 도입했다. 최대 8점을 얻을 수 있는 NFL 룰과 달리 한 번에 최대 9점까지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킥오프 할때 상대팀 리터너가 공을 받을 때까지 다른 선수들은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 리터너가 더 많이 전진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특히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해 중계 중 선수들과 인터뷰를 시도하는가 하면 선수들이 쓰는 헬멧에 마이크를 달아 선수들의 말과 숨소리를 그대로 TV에 전달했다.

XFL의 시작은 순탄했다. 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이 끝난 직후인 2월 20일에 개막한 XFL은 출범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폭스TV, ESPN, ABC 등 대형 방송사와 중계권 계약을 맺었고 시청률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화제성이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XFL은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 당초 계획은 8개 팀이 팀당 정규리그 10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팀 당 5경기만 치른 상황에서 지난달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됐고 그대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 11일에는 리그 전 직원을 해고하면서 사실상 파산을 예고했다.

맥마흔 회장은 “XFL이 팬들의 마음을 빠르게 사로잡았지만 불행하게도 풋볼에 대한 새로운 희망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상처를 입었다”며 “XFL을 사랑해 준 많은 팬들에게도 아주 슬픈 일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XFL을 사랑해 준 팬들과 함께 고생한 동료들, 중계 파트너 등 모든 관계자들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XFL은 공식성명을 통해 “불운하게도 혹독한 경제적인 충격과 코로나19로 야기된 불확실성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고 파산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