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뱅 마통의 변심...1년간 금리 가장 많이 올렸다
by전선형 기자
2021.08.09 06:30:00
6월 고신용자 금리 카뱅 3.62%
시중은행보다 최고 0.76% 차이
인뱅 경쟁자 케벵보다 속도 빨라
[이데일리 전선형 김유성 기자] 2017년 출범 당시 ‘낮은 금리와 통 큰 한도 대출’을 외치던 카카오뱅크가 4년 만에 변심했다. 고신용자들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이미 시중은행 금리를 뛰어넘었고, 1년간 금리가 오른 속도도 가장 빨랐다. ‘인터넷은행이 싸다’는 생각으로 카카오뱅크를 찾은 소비자들은 배신감에 발길을 돌리고 있다.
8일 은행연합회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시중은행 5곳(KB국민ㆍ신한ㆍ우리ㆍNH농협ㆍ하나은행)과 인터넷은행 2곳(카카오뱅크ㆍ케이뱅크)의 1~2등급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비교해본 결과 카카오뱅크의 금리가 3.62%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 5곳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의 금리를 보였던 상황과 대비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년간 1~2등급 마이너스통장 금리 인상 속도도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이 1년간 최저 0.26~0.59%포인트 인상될 동안 카카오뱅크는 무려 0.79%포인트를 올렸다. 같은 인터넷뱅크인 케이뱅크는 고작 0.29%포인트를 올려 대비됐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올해부터 가파르게 금리를 올렸다. 지난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금리차를 보면 시중은행 인상률은 0.1% 안팎에 그친 반면 카카오뱅크는 무려 0.36%포인트를 올렸다. 케이뱅크는 0.08%포인트 오히려 감소했다.
마이너스통장은 금융 기관이 정한 한도 금액 내에서 일정액을 수시로 빌려 쓸 수 있는 대출 통장을 말하며, 보통 고신용ㆍ소득자들의 급전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 1~2등급뿐 아니라 전체 평균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카카오뱅크가 3.67%로 7개 은행 중 가장 높다. 1년간 인상된 금리폭도 0.61%포인트로 가장 컸다.
카카오뱅크는 금리가 높은 이유에 대해 가계대출 규제 압박 및 중금리대출 확대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해명하고 있다. 대출 수급 조절 등에 따라 시장금리가 조정됐다는 것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올해 들어 중금리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한도를 높이는 등 중ㆍ저신용자 대출 확대하고 있다. 반면 고신용자 대출에 대한 한도를 줄이고 있다. 지난 5월 고신용자들 대상 마이너스 통장대출 한도를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신용대출은 건당 1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낮춘 바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 및 신용대출 금리가 더 이상 저렴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 대비 조달금리도 높은데다가, 예대마진 비중이 높은 수익구조 때문에 지속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금리차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은 8042억원으로 이익의 약 75%(5994억원)는 이자수익으로 구성돼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출범 초기에는 가입자를 모으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한도도 늘리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며 “하지만 최근 대출 상품 구조의 변경, 증시 상장 등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하면서 더 이상 은행권 내 금리 경쟁력이 사라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