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만화 절반은 취재, 좋아하는 음식 그려 행복"

by김정유 기자
2018.12.02 07:53:39

차이니즈봉봉클럽·오무라이스잼잼 그린 조경규 작가 인터뷰
다음웹툰서 음식웹툰으로 독자 공감, 아직도 종이와 펜으로 그림 그려
이달부터 차이니즈봉봉클럽 신작 연재, "할아버지될때까지 그리고파"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조경규(이하 조):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소재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먹방’(먹는 방송)과 달리 음식만화 속의 음식은 종종 과장되고 비현실적인(만화적인 이라고 해야할까요?) 음식이 등장하기도 하거든요. 차이니즈봉봉클럽은 매화마다 실제 식당과 요리를 소개하고, 오무라이스잼잼은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일상음식들 이야기거든요. ‘스팸’이나 ‘코카콜라’, 계란후라이처럼 흔한 음식들에게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더 공감을 하시는게 아닌가 싶어요.



조: 제 경험으로 미뤄볼 때 중국음식은 가장 그리기 어려운 음식입니다. 일단 조리과정이 복잡할수록 표현이 어려워지거든요. 가령 탕수육의 경우만 보더라도, 바삭하게 튀긴 후에 소스에 버무리죠. 반투명하고 끈적한 소스 아래에 바삭하면서도 촉촉하게 젖어드는 탕수육을 표현한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오랜 시간 그려오면서 나름 노하우도 생겼지만, 중국음식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그 마음이 그림으로 잘 표현되는거 같습니다. 좋아하는걸 그린다는건 정말 재미난 일이거든요.

조: 책이 기본입니다. 물론 책에도 오류가 있기도 하지만, 인터넷에 비하면 대체로 정확한 편이니까요. 한회를 만드는데 여러 권의 책을 참고합니다. 잡지나 신문 기사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잡지와 신문 뒤적이는걸 좋아하는데, 종종 눈에 확 띄는걸 보면 스크랩을 합니다. 인터넷으로는 주로 영어 기사를 검색합니다. 직접 돌아다니면서 경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제 만화의 반은 취재라 하나하나 직접 다니면서 먹고 듣고 배웁니다. 취재가 제일 재밌지요. 아내와 아이들이 늘 같이 하는데 모두 먹는걸 좋아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많이 먹기도 하고요 .

조: 20년 넘도록 같은 방식으로 작업해온 저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종이에 사각사각 그림 그리는 느낌이 좋거든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기계는 늘 발전하고 변합니다. 하지만 종이와 펜은 변하지 않습니다. 100년 전에도 그러했고 100년 후에도 그럴 것입니다. 저는 종이라는 재질을 좋아해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보는걸 그리 즐기지 않습니다. 처음 웹툰이라는게 있다는걸 듣고 사람들이 컴퓨터로 만화를 본다는걸 알았을 땐 많이 놀랐지요. 바로바로 댓글이 달리며 독자들과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개념은 신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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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음식과 제품의 역사를 다루기 때문입니다. 이금기굴소스와 코카콜라의 역사를 설명하는데 이름을 바꿀 수는 없을테니까요. 대신 제 만화에는 간접광고가 없습니다. 그러다가는 만화 전체가 광고가 될테니까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제품과 식당을 제 기준으로 고르는 것이 제 음식만화의 원칙입니다.

조: 차이니즈봉봉클럽은 도시를 정해서 그 도시의 식당을 소개하는 만화입니다. 단행본을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1, 2권은 서울이었고, 3권은 중국 베이징 이었습니다. 다음웹툰에서 12월부터 새로 연재할 웹툰의 배경은 중국 광저우 입니다. 중국음식을 지역별로 4곳으로 나눌 때 북경, 상해, 사천, 광동으로 나누기도 하는데 광동요리의 중심지가 광저우입니다. 맛있고 신기한 여러가지 광동요리를 소개하는 만화입니다.

조: 2010년부터 1년에 1시즌씩 연재해온 오무라이스잼잼이 얼마전 시즌10이 됐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매년 조금씩조금씩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계속 하고싶은게 작은 소망입니다. 다행인것은 여전히 저 스스로 신인만화가라 생각하고 있고 작업이 정말 재밌습니다. 아직 하고픈 이야기도 많고요. 지켜봐주세요 .

조경규 작가가 다음웹툰에서 연재 중인 ‘오무라이즈잼잼’. (그림=다음웹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