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비명 '수박논쟁' 점입가경…'처럼회' 해산 불똥

by이유림 기자
2022.06.12 09:47:01

이원욱이 올린 "수박 맛있네요" 사진에 논쟁 촉발
김남국 "조롱하나" 비판에 이원욱 반박, 김남국 재반박
이원욱, '처럼회 해산' 권유…김남국 "반박 가치 없다"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6·1 지방선거 참패 이후 더불어민주당 친(親)이재명계와 비(非)이재명계 간의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수박’ 논쟁에서 시작한 양측의 갈등은 ‘처럼회’ 해산으로까지 옮겨붙었다.

정세균(SK)계이자 비이재명계인 3선 이원욱 의원이 지난 10일 “수박 정말 맛있네요”라며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이 발단이 됐다.

‘수박’은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서 ‘겉은 푸르면서(민주당 상징색) 속은 빨간(국민의힘 상징색) 정치인’을 뜻한다.

(사진=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친이재명계인 초선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원욱 의원을 겨냥해 “국민에게 시비 걸듯이 조롱과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려서 일부러 화를 유발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원욱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서 “명백히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정치 훌리건의 행태는 중지돼야 한다고 지적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 ‘양아들’의 행태를 꼬집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계파 청산 차원에서 민주당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해산을 권유했다.



그러자 김남국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서 “지금까지 계파정치로 천수를 누렸던 분들이 느닷없이 계파 해체를 선언하고, 영구처럼 ‘계파 없다’ 이러면 잘못된 계파정치 문화가 사라지는 거냐”고 재반박했다.

김 의원은 “더구나 주류를 형성해서 ① 계파정치로 ‘줄 세우기’, ‘파벌정치’를 계속해왔던 분들이, ② 계파정치 해본 적도 없거나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③ 거꾸로 없는 계파 해체하라고 하면 정말 이상한 말처럼 들리지 않을까 싶다”며 “도둑이 선량한 시민에게 도둑 잡아라 소리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처럼회’ 해체와 관련해서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너무 생뚱맞다”며 “잘못된 사실을 전제로 판단하고 있기도 하고, 몇 단계를 뛰어넘는 논리의 비약이 있어서 반박의 가치가 없다”고 응수했다.

김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가 계파 싸움이나 권력 투쟁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원욱 의원님이 말씀하신 건건한 지지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함께 보조해서 지지자들에게 자제해야 한다고 먼저 말씀드리고,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로 존중해야 한다고 좋은 취지의 글을 쌍방향으로 똑같이 올렸다”며 “그런데, 생뚱맞게 정치 훌리건, 친명계 이야기하면서 ‘처럼회 해체하라’는 말까지 나오면 무슨 토론이 되고, 민주당을 혁신하기 위한 어떤 방법을 찾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이어 “전당원이 절박한 심정으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혁신의 방법도 찾아야 하고, 실천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토론도 건전하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되었으면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여기서 이 논쟁은 마무리하겠다”고 말해 더이상 맞대응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