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거의 다왔다”…FOMC·LG엔솔 상장 거친 이후엔?

by유준하 기자
2022.01.27 05:45:00

등락 거듭…하루 종일 변동성 장세
증시 시총 쪼그라드는 속도, 빚투 감소세 상회
“코스피,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과매도 구간”
이번주 LG엔솔 상장·1월 FOMC로 불확실성 정점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대내외적 악재에 둘러싸인 한국 증시가 이달 20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보름 동안 줄곧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수급 충격과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벤트가 지나고 나면 바닥 확인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1%(11.15포인트) 하락한 2709.24에, 코스닥 지수는 0.83%(7.35포인트) 내린 882.09에 마감했다. 결국 양 시장 모두 이날 하루 종일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지만 끝내 하락 마감하면서 증시는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걸었다.

지난 20일 하루를 제외하면 이달 13일부터 보름간 조정이 이어진 셈이다. 특히 코스피 시장의 경우 거래대금은 지난 연말 수준인 8조8305억원을 기록하며 10조원 대를 밑돌았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과매도 구간?…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비율은 상승세

증권가에는 ‘주가는 상승 때 서서히 오르지만 내릴 때는 경착륙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일까. 최근 하락장세에서도 시가총액이 줄어드는 속도는 증시 후행 지표 격인 신용융자의 감소세를 훨씬 웃돌았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시가총액과 신용융자 잔고는 나란히 감소세를 보여왔다. 지난 25일자 기준으로 증시 전체 시가총액은 올해 초 종가 기준 2664조6940억원에서 2408조4990원으로 9.61% 감소했으며, 신용융자 잔고 역시 23조3280억원에서 22조7990억원으로 2.26% 줄었다.

양 수치의 상대적인 감소 속도를 비교하기 위해 비율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비율은 올 초 0.87%에서 지난 25일 기준 0.94%까지 전반적인 오름세였다. 다시 말해 시가총액이 빠지는 속도가 신용융자 잔고의 감소세를 훨씬 웃돌았다는 의미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 하락 속도에 비해 신용융자 잔고 속도는 빠르게 진행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신용융자잔고는 개인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금액의 누적치로 주가 방향의 후행 지표로 여겨진다. 후행 지표가 선행 지표의 감소세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코스피는 과매도권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스피는 3개월 고점 대비 수익률 -10%에서 조정 임계점을 형성해 왔는데 지금 그 임계치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금주 LG엔솔 수급 충격·FOMC 지나면 불확실성 정점 통과

이달 마지막 주 국내 증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에 따른 수급 충격과 1월 FOMC 회의라는 대형 이벤트를 소화할 예정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이번주가 지나면 불확실성의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긴축 속도 증가와 성장 둔화 두 측면에서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통화정책 발언 블랙아웃 기간에 따른 불확실성도 작용했는데, 이는 1월 FOMC를 지나면서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렇다 보니 주식을 투매하기 보다는 보유하는 전략도 제시됐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결과가 시장 눈높이에 부합하거나 다소 완화적으로 도출된다면 주가 하락폭의 일부 되돌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 투매는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결국 이번주 LG에너지솔루션 상장과 1월 FOMC 결과가 나오는 27일이 고비인 셈이다. 김 연구원은 “지금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대형 기업공개(IPO) 등의 이벤트를 앞둔 매수 공백기”라며 “이번주 FOMC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마무리되면 시장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확정 공모가인 주당 30만원 기준 시가 총액이 70조2000억원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금액 12조8000억원은 지난해 증시 전체 공모금액의 65.3%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수급상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면서 “대형 IPO로 인해 증가한 공급물량은 지수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