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닭을 길러야 하나…달걀값 6개월째 고공행진

by김보경 기자
2021.06.17 05:04:00

생활물가 비상④
1월 28일 한판 7253원 진입후 계속 7000원대
전년보다 40% 넘게 오른 후 떨어지지 않아
마트선 9000~1만2000원 판매… 소비자 체감 커
대파는 지난달 말부터 안정 한단 2000원대로 내려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달걀값이 올해 들어 계속 고공행진이다. 마트에 가면 한판(30개) 가격이 대부분 1만원대다. 쿠폰과 할인 등을 적용해야 9000원대로 떨어진다. 일반 동네 슈퍼에서는 10개에 4000원에 판매하는 곳도 수두룩 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대파, 달걀 등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달걀과 함께 장바구니를 무겁게 했던 대파 가격은 지난달 말부터 안정을 찾았다. 대파가 비쌀 땐 파를 심어서 길러 먹는 ‘파테크’가 유행했다. 대파와 다르게 달걀값은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제는 닭도 길러야 하냐”는 소비자들의 푸념이 나온다.

16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달걀(특란) 한판(30개) 소비자가격은 7566원으로 전달(7374원)보다 2.6% 올랐다. 올해 들어 특란 한판의 월 평균 가격은 1월 6481원, 2월 7591원, 3월 7612원, 4월 7505원, 5월 7389원, 6월 7530원으로 계속 오름세다. 지난해 평균 가격이 5378원이었지만 올해는 1월 28일 7253원으로 처음 7000원대에 진입 후 5개월째 7000원 선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전년에 비해 40% 이상 높은 가격이 계속되고 있는 것.

올해 초 달걀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부터 기승을 부린 고병원성 AI 때문이다. 특히 산란계에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서 산란계의 23% 가량이 살처분됐다. 이에 따라 달걀 공급이 줄고 가격이 급등했다. 고병원성AI는 지난 4월 초 이후 두달 가량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산란계가 병아리에서 알을 낳기까지 자라는 기간이 필요하다.



달걀 수요는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산하 농업관측본부가 발행한 ‘산란계 관측 6월호’에 따르면 1분기 가구당 평균 달걀 구매량은 137.7개로 지난해 보다 6.7% 늘었다.

농업관측본부는 달걀 가격이 내려가는 시기를 이달 하순께로 전망했다. 이달 산란계 평균 사육 마릿수는 7023만마리로 작년보다 6.3% 감소하나 평년 대비로는 1.9%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달걀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수입물량을 늘렸다. 올 1~3월 달걀 6400만개, 4월 4000만개, 5월 4000만개 이상을 수입했다. 이달에는 수입규모를 당초 5000만개에서 7000만개로 확대키로 했다.

정부는 이번에 수입하는 달걀의 도매공급가격을 기존 30개 4450원에서 4000원으로 인하해 중소마트와 전통시장에서 30개 5450원 이하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대가 파격은 봄 대파 재배지가 확대되고 작황 호조로 가격이 떨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정보에 따르면 15일 대파 상품 한 단(1㎏) 가격은 2892원으로 지난달 4806원에 비해 33.5% 하락했다. 지난 3월 초 역대 최고가인 7575원에 비해서는 무려 61.8%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