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두 배 뛴 금양…시장서는 ‘이게 맞아?’

by이정현 기자
2023.07.13 06:00:00

8거래일간 100% 넘게 뛰다 12일 10%대 급락
시총 6兆 근접…한국항공우주·LG디스플레이보다 높아
2차전지 테마이나 매출 70%가 발포제, 기업가치 물음표
외인 공매도 손실 막으려는 쇼크스퀴즈 가능성인 만큼 투자 주의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일주일 만에 주가가 두 배로 뛴 금양(001570)을 놓고 투자자 사이에 왈가왈부가 이어지고 있다. 2차전지 테마주 중 하나인 만큼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고 해도 시가총액 6조 원을 넘나들 만큼 기업가치가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다. 일각에서는 2차전지 테마 급등에 따른 공매도 반작용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금양은 전 거래일 대비 10.95%(1만1600원) 하락한 9만4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21.86% 오르며 10만 원을 돌파한 지 하루 만에 급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0% 넘게 빠진 종목은 제주은행(006220)과 금양 둘 뿐이다.

이날 두자릿수 하락율을 보이긴 했으나 금양의 최근 기세는 무섭다. 지난달 30일부터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누적 상승률 102.49%를 기록했다. 6월까지 5만 원대 초반이었던 주가는 10만 원 선에 도달했고 시가총액 역시 두 배로 뛰었다. 단기 주가 급등세를 보이자 한국거래소는 금양에 대해 투자경고종목 지정을 예고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사진=한국거래소)
금양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종가기준 금양의 시가총액은 5조5741억 원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2131억3600만 원, 영업익 132억800만 원을 기록한 기업의 가치보다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금양의 시총 규모는 방산 기업인 한국항공우주(047810)와 디스플레이 기업 LG디스플레이(034220)보다 높다.



금양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 영역에 대한 물음표도 나온다. 금양은 일명 ‘밧데리 아저씨’라 불린 박순혁 씨가 임원으로 재직했던 곳이다. 2차전지 테마주로 분류되지만, 주된 사업은 발포제 생산으로 매출액의 70%가량을 차지한다. 여기에 전기차용 리튬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수산화리튬 가공과 2차전지 성능 향상을 위한 지르코늄 첨가제 사업, 원통형 2차전지 사업과 수소연료 전지 사업 등을 추진 중에 있다.

금양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콩고와 몽골 등 해외에 리튬 등의 자원 탐사 및 개발에 나서면서다. 이밖에 4680 원통형 배터리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신규시설 투자에 320억 원을 투자하면서 부터이나 아직 실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금양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출장 등을 통해 현지 업체와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증권가에는 금양의 최근 주가 급등에 대해 공매도 투자자의 쇼트스퀴즈(Short Squeeze) 효과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5거래일간 외국인은 금양을 1조3146억 원어치 순매수했는데, 공매도 과정에서 손실을 막기 위한 매수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쇼트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전망하고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예상과 달리 주가 상승이 이어지자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종목을 사는 거래 방식을 말한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금양의 주가 상승은 2차전지 사업의 성장 가능성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