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비 확 줄인 폐수처리 기술로 민간시장 돌풍예고
by박경훈 기자
2017.10.19 06:00:00
이상훈 윈텍글로비스 대표
기존 여과기 물속 활성탄 주기적 교체 필요
고온 스팀 신기술로 오염물 제가
친환경·경제성 동시에 잡아
| 이상훈 윈텍글로비스 대표가 활성탄 재생시스템을 소개 중이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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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대기업 시설에 비해 연간 유지관리비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 윈텍글로비스 본사에서 만난 이상훈(50) 대표는 지난 8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인증받은 신기술인 ‘과열수증기 재생공정이 포함된 활성탄 흡착·여과시스템(이하 활성탄 재생시스템)’의 미래를 확신했다. 특허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권리보호 외 특별한 혜택은 없지만 신기술 인증은 자금지원, 우선구매 등 다양한 인증혜택을 받을 수 있어 윈텍글로비스에게는 호재다.
활성탄 시스템은 폐수처리 마지막 단계에 필수적 시설이다. 수처리는 크게 3단계로 나뉜다. 우선 폐수처리장으로 폐수를 다 모은 후 화학적 약품처리를 한다. 그다음 생물학적 처리를 거쳐 마지막으로 잔류한 COD(화학적 산소요구량)·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색도·냄새를 조절하기 위해 여과 단계에 접어드는데 이때 활성탄이 사용된다.
기존 여과기는 물속 활성탄 흡착력의 한계로 매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했다. 하지만 윈텍글로비스가 새로 개발한 활성탄 재생시스템은 증기보일러에서 발생한 100℃ 이상 고온스팀을 가열기를 이용, 400~600℃ 수증기로 만든다. 이 수증기를 여과기속 관으로 분사해 활성탄 유기물과 수질오염물질을 제거한다. 교체가 필요 없어 운영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 대표는 “하루 5만t 폐수처리 공장 기준 초기 설치비는 기존 제품(50억원)보다 25% 비싸지만(62억원) 연간 유지관리비는 기존 시스템(7억5000만원)의 10%(6000만원)도 안된다”며 “탁월한 경제성을 지니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관련 시장전망도 밝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활성탄 시장규모는 1조원, 성장률은 매년 8%다.
그가 수처리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낚시’의 영향 때문이다. 이 대표는 “어릴 적부터 낚시에 관심이 많았다”며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오염된 물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돌이켰다. 대학졸업 후 LG건설(현 GS건설(006360))을 거쳐 특허법률 사무소를 설립했다.
| 이상훈 윈텍글로비스 대표가 활성탄 재생시스템을 소개 중이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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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그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벤처재단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며 해외기술 가치평가 업무를 병행했다. 그러던 중 일본의 한 대학에서 제출한 활성탄 재생시스템을 평가하게 된다. 이 대표는 ‘바로 이 기술이다’는 직감을 하게 된다. 그는 이 기술을 사들여 윈텍글로비스를 창업한 후 기술 상용화에 매진한다. 사업은 쉽지 않았다. 이 대표는 “공공부문을 뚫기가 너무 어려웠다”며 “기술을 홍보하고 각종 검증을 받기 위해 각종 시험을 무수히 했었다”고 회고했다. 이 과정을 통해 국책과제도 따내는 결과를 낳았다.
민간에도 진출하며 그는 전략이 잘못됐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 대표는 “공공부문은 프로젝트 하나당 2년 남짓 걸리지만 민간기업은 몇 개월 만에 가능했다”며 “뒤늦게 민간부문으로 활발하게 진출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도화학(007690) 중국 상하이 공장에도 윈텍글로비스 시스템을 설치 중이다. SK하이닉스(000660), 포스코(005490) 포항·광양 제철소 등 국내 굴지의 기업 및 지자체에서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성능을 시험 중이다.
윈텍글로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14억7000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는 98억원, 내년에는 퀀텀점프 이상을 이룰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확신이다. 그는 “별다른 기술이 필요치 않은 기존 여과탑 사업을 하는 대기업은 수주 후 중소기업에 일감을 나눠주는 단순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면서 “국가적으로는 세금을 절약할 수 있고 기업도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시설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