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독점분양 대행사, 회계감사서 '의견거절'

by송주오 기자
2021.10.04 09:35:50

[2021국감]
2019년 회계감사서도 '한정의견' 받아…회계감사, 대응부실
대행사 대표, 김만배·남욱·정영학 등과 연결
"화전대유 현금흐름서 대행사 역할 규명해야…특검 필요"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화천대유의 대장동 지구 분양사업을 독점한 것으로 알려진 분양대행사가 작년 회계감사에서 ‘의견거절’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에서 ‘의견거절’은 피감업체에서 재정 및 경영상의 자료 제출 및 답변을 거부하는 것으로 ‘회사가 어떻게 운용되는지 매우 불투명함’을 의미한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사진=김상훈 의원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대구 서구)에 따르면 화천대유 A분양대행사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0년 4월 모 회계법인은 A대행사에 대해‘의견거절’로 적시했다.

김 의원실은 A대행사가 의도적으로 감사를 회피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제표에 대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 ‘경영진의 서면진술서,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재무제표 등 감사실시에 필요한 주요 자료를 제공받지 못했다’라는 지적과 같이, 감사 자체를 회피한 듯한 정황이 발견됐다.

2019년에 신고된 감사보고서에도 또 다른 회계법인이‘한정의견’을 냈다. ‘자산실사에 입회하지 못했다’, ‘보유자산에 대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영업에 의한 현금흐름에 수정사항이 있는지 결정할 수 없었다’고 명시했다. 결국 이 법인 또한 재무상의 문제가 존재한다는 맥락으로 결론을 냈다.

회계감사에서 한정의견 또는 의견거절은, 자칫 부실기업으로 낙인 찍힐 수 있기에 업체 대다수가 이를 피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A대행사는‘한정의견’에 이어 다음에는‘의견거절’로 더 악화될 정도로 감사에 허술하게 대응했다.



A대행사 대표는 박영수 특검의 인척으로 보도되었으며,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로부터 10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00억원은 김씨의 473억원 중의 일부라는 점에서 의혹이 짙다고 김 의원실은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A대행사 대표에게 토목업체 대여금 용도로 20억원을 주었다’라고 했는데, 나머지 80억원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화천대유와 관련하여 A대행사 대표는 여러 인물과 연관이 있다. 김씨와는 분양독점 및 100억원이 오갔다. 천하동인 4호 남욱과도 토목 사업권을 두고 친분관계가 있음이 보도됐고, 천하동인 5호 정모회계사와도 계약관계가 있다고 전해졌다. ‘대장동’이전 위례 분양에서도 A대행사가 대행업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대행사가 위치한 사무실 건물에는 펀드사기로 물의를 빚었던 옵티머스 자산운용이 함께 위치해 있었다. A대행사는 강남구 대치동 테헤란로의 B빌딩 2층에 있었고, 옵티머스 자산운용은 같은 빌딩 6층에 소재했다. 등기상에는 A대행사가 2017년에 자리잡았고, 옵티머스는 2021년 3월에 입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화천대유의 주인, 그리고 수백억원의 현금흐름을 밝히기위해서는 A대행사의 역할이 규명되야 한다”라며 “A대행사가 회계감사를 부실하게 대응하여 무언가를 감출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는지, 용처가 불분명한 473억원과 A대행사 간 연관성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 결국 특검의 필요성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