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남동발전 등 윤리경영 모범생 12개사 경영평가도 우등생

by이명철 기자
2021.03.29 05:30:00

[공공기관 대해부]①윤리경영
2019~2020년 발표서 윤리경영·경영평가 A·B등급 획득
기관장 주도 윤리·투명경영 박차…외부위원 참여해 고도화
부패방지시스템 체계화하고 신고 보호…부패 ‘제로’ 달성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한광범 원다연, 김미영 강민구 기자, 성채윤 인턴기자] 앞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윤리경영 부문에 대한 평가가 한층 엄격해 지고 비중 또한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계기로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치가 크게 높아져서다.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윤리경영에서 높은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대체로 종합등급도 우수했다. 공공의 이익에 복무해야 하는 공공기관의 역할에 가장 충실한 기관들이다. 이들 공공기관은 임직원들의 행동강령을 강화하고 청렴·윤리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부정·부패 발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현희(맨 앞) 국민권익위원장과 공공기관 감사담당관들이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요 공직유관단체 대상 2021년도 반부패 청렴정책 추진지침 전달회의에서 국민의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리경영 열심인 공공기관, 경영평가도 우수

이데일리가 28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을 통해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발표한 평가에서 윤리경영 평가등급이 B 이상인 24개사 중 10곳 중 7곳(70.8%·17개사)가 종합등급 우수(A)·양호(B) 평가를 받았다. 반면 윤리경영 C와 D 중에서는 각각 53.8%(21개사), 54.3%(31개사)에 그쳤다.

지난해 윤리경영 B 이상, 종합등급 A를 받은 기업은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한국남동발전(남동발전)·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한국부동산원(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 4개사다.

지난 2년 평가(2018~2019년 경영실적 기준 2019~2020년 발표)에서 종합등급과 윤리경영 부문에서 모두 B 이상을 받은 공공기관은 총 12곳이다.

건보의 경우 2019년과 2020년 평가에서 모두 윤리경영 B+, 종합등급 A를 받았다. 정부는 평가보고서에서 건보에 대해 윤리 규범 재정비와 리스크 중심 내부통제제도를 운영하는 등 부패 방지와 투명 경영을 위한 전반적인 노력과 성과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건보는 청렴·투명·사회적책임 실천이라는 윤리경영 목표 아래 지난해 11월에는 △뇌물 수수 금지 △법령·규정 등 준수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지속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부정부패 방침을 제정하기도 했다.

남동발전·KEIT·부동산원은 2년 연속 윤리경영 B, 종합등급 A를 각각 획득했다.남동발전의 경우 윤리경영을 고도화하기 위해 최근 부정부패 행위 신고를 보호하기 위한 ‘안심 변호사’ 제도를 도입했다. 윤리인권센터를 운영하며 갑질, 직장내 괴롭힘 상담 지원 체계를 운영 중이다.

연구개발(R&D) 자급 집행 기관인 KEIT는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매월 청렴의 날을 지정해 청렴교육·활동을 추진하고 불합리한 R&D 제도를 발굴·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부동산원은 직원 대상 행동강령 이해도를 점검하는 등 부패 예방 노력으로 ‘부패사건 제로(Zero)’를 달성하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지난해 고위직 부패위험성 진단을 실시했고 대구혁신도시 ‘청렴클러스터’와 대구투명사회협의회가 참여한 청렴 캠페인을 진행했다”며 올해는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윤리경영·반부패·청렴 윤리경영위원회를 통해 윤리경영 고도화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윤리경영, 조직 존폐 직결”…임직원 교육·훈련 강화

한국전력(015760)(한전)·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여수광양항만공사·한국공항공사는 2년 연속 윤리경영 B, 종합등급 B를 유지한 공공기관이다.



한전은 2019년 윤리준법위원회를 신설하고 윤리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윤리경영은 조직의 존폐와도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윤리·투명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05년부터는 매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핵심 주제로 구성하기도 했다. 한전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청렴 윤리 교육을 확대 시행하고 윤리 준법리더의 역할 확장을 통해 직원 윤리 의식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OMSA는 국민권익위원회의 부패 방지 시책 평가에서 2017~2020년 연속 우수를 달성했다. 임직원 대상으로 다양한 청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이사장 핫라인, 감사실 부패방지신고센터, 온라인 신고센터와 익명신고시스템 등 다양한 신고 채널을 마련했다.

올해부터는 반부패 윤리경영 실무반을 재편해 기능을 강화하고 비위행위를 사전 식별하기 위한 반부패 청렴 콜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KOMSA 관계자는 “앞으로도 정비된 윤리경영 시스템을 적극 활용·개선해 공공기관 모범이 되고 청렴·투명한 최우수 기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윤리 경영 실현 방안으로 관련 제도를 강화하고 청렴 문화를 확산, 임직원 비위·비리사건 제로를 유지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사회적 경제기업 구매액을 늘리고 중소기업 제품 구매율은 공공기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 ‘LH 사태 관련 투기 근절 및 재발방지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LH 사태로 국민 불신…부당 사익추구 방지 총력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특구재단)·우체국금융개발원(PoSID)·한국남부발전(남부발전)은 2019년 평가에서 윤리경영 B+, 지난해 B를 각각 받았다.

특구재단은 윤리경영 시스템 내실화, 임직원의 윤리경영 문화 내재화, 윤리경영문화의 민간 확산을 목표로 매년 윤리경영계획을 수립·실천하고 있다. 2019년 국제표준 부패방지시스템(ISO37001) 인증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LH 사태로 공공기관 업무에 대한 국민 불신이 높아지고 공정성 논란이 빚어지는 일이 늘어나자 강병삼 신임 이사장이 이해 충돌 상황을 효과적으로 관리·통제하고 부당한 사익 추구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을 지시했다.

특구재단 관계자는 “올해는 직원들이 직무수행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효과적인 이해충돌의 관리 체계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PoSID는 전사적 윤리경영을 추진하기 위해 매년 반부패·청렴 시책 추진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지난해는 △부패 방지 체계 선진기관 △부정부패 청정기관 △직무 청렴 선도기관이라는 전략목표를 수립하고 청렴 혁신·투명성 강화 대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는 종합등급이 2019년 A에서 지난해 B로 한단계 내려갔지만 윤리경영 평가는 같은기간 B에서 B+로 상향했다.

무보는 청탁금지법보다 더 높은 기준의 임직원 행동강령을 운영하는 등 윤리경영을 고도화하고 있다. 명절 등 불시에 가상 청렴 훈련을 실시해 행동강령 준수 여부를 점검하기도 한다.

무보 관계자는 “올해 부패방지 경영과 관련해 인증을 받는 등 윤리·투명경영 시스템을 체계화해 구체적으로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