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서 400여년 동안 봉안된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등 보물된다

by김은비 기자
2020.07.02 00:00:01

공주 갑사 삼불좌상·복장유물도 보물 지정예고
고려~조선 조각사·불교사·서지학에 중요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해인사 및 공주 갑사에서 400년 넘게 봉안돼 온 유물 4점에 대해 문화재청이 1일 보물 지정 예고를 했다.

보물 지정 예고 대상 유물은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복장전적’,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유물’,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복장전적’ 등이다. 고려부터 조선 시대의 조각사·서지학·불교사에서 중요하게 평가돼 온 불상과 복장유물, 복장전적이다.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아미타여래좌상)(사진=문화재청)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은 해인사 경내 부속 암자인 원당암의 보광전(普光殿)에 봉안된 삼존불상과 이곳에서 발견된 복장유물로, △중수발원문(1694년) △후령통(候鈴筒, 불상이나 불화를 봉안할 때 금·은·칠보 따위의 보물을 함께 넣은 통) △사리호(舍利壺) △오보병(五寶甁, 청-적-백-흑-황색 비단으로 오보병을 마련하고 다시 이를 오방색으로 감싼 병) △직물 △보자기 △다라니 등 23점이다.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은 부처가 설법할 때 취하는 손 모양인 설법인을 한 아미타여래좌상과 보관을 쓴 관음보살, 민머리의 지장보살로 구성된 불상으로, 아미타삼존 도상을 정확하게 구현한 작품이다. 이러한 삼존상 형식은 고려 후기에 새롭게 등장한 도상으로 조선 후기까지 지속됐으나 현존하는 사례는 드물다.

삼존상의 조성 시기는 불상의 형식과 복장발원문, 1490년 전후 왕실의 지원에 따른 해인사 중창, 이후 1495년 원당암 중창이 이루어진 과정을 고려해 조선 15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삼존상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앙련(연꽃이 위로 향한 모양)과 복련(연꽃을 엎어 놓은 모습)이 마주 보는 연화대좌는 명나라에서 유행한 티베트 불교의 영향을 받은 것이어서 당시 중국불교와 교류를 엿볼 수도 있다.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복장전적’은 총 29첩으로, 본존 아미타여래좌상 복장에서 발견된 불경이다. 판각 시기는 대부분 고려 13세기 중엽이며, 인출 시기는 조선 14세기 말에서 15세기 초로 추정된다. 불상이 만들어진 후 복장이 개봉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결손 없이 보관상태가 매우 양호하며, 고려 시대 판각된 화엄경이 발견된 예는 매우 드물다.

복장전적은 고려 중엽에서 조선 초 당대 해인사의 사상적 경향과 함께 출판인쇄문화의 실체와 역량, 그리고 국보 제206호 ‘합천 해인사 고려목판’에 포함된 개별 경판과 상관성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는 등 역사·문화적 가치를 가진다.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유물’은 충청남도 공주 계룡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갑사 대웅전에 봉안된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의 협시보살상에서 발견된 복장유물이다. 해당 유물과 복장유물은 2002년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65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과 사보살입상’은 1617년(광해군 9년)에 행사(幸思)등 9명의 조각승이 제작한 총 7존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하동 쌍계사 대웅전의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보물 제1378호, 1639년)과 1703년 ‘화엄사 각황전의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1703년) 등이 비슷한 형식을 하고 있다.

갑사 석가여래삼불·사보살상은 임진왜란 이후 조성된 7존 형식의 불상으로는 현존 최대작(最大作)이자 최고작(最高作)으로, 불상의 평균 높이가 2.5m, 보살상 역시 2m 이상으로 제작됐다. 제작기법에 있어서도 17세기 전반 대형 불상에 널리 적용된 소조기법으로는 가장 빠른 예에 속한다. 당시 조선 후기 최대 인원인 2,300여명의 시주사들이 참여해 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존좌상·사보살입상 복장전적’은 소조관세음보살입상에서 발견된 전적류 8건 8점이다. 필사본은 1건으로 흰 종이에 먹으로 쓴 ‘금강반야바라밀경’이며, 그 외 7전은 모두 목판 경전류다. 간행 시기는 고려본과 조선 16세기 중반까지로 확인되며, 불상 조성시기인 1617년 이전에 인출된 자료들이다.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존좌상·사보살입상 복장전적’은 판본으로서의 중요성뿐 아니라 판각과 인출에 관련된 역사적 인물 그리고 장정 등에서 학술·서지학적 가치를 지닌다. 1617년 이전 인출된 복장 경전류의 유형과 성격을 파악하기 위한 일괄 유물로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