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2인자, 금리인하論에 '찬물'

by이준기 기자
2020.02.21 02:29:20

클라리다 부의장 "시장 참여자들, 정말 금리인하 예상하는지 의문"
"미국 경제 펀더멘털 강해…코로나19 여파, 판단하기 너무 이르다"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2인자인 리처드 클라리다부의장은 20일(현지시간)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전망하지 않는다”며 확고히 선을 그었다. 아직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판단하기 이른 데다, 미 경제가 건재한 만큼, ‘관망’으로 대변되는 현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이날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선물시장이 올해 추가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정말로 금리인하를 예상하는지는 의문”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금리인하 기대와 관련한 시장의 가격책정은 다소 속임수가 있다”며 “시장의 기대도 반영되겠지만, 기간 및 유동성 프리미엄도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CNBC방송은 “금리 선물시장은 늦어도 9월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는 중”이라며 “따라서 이날 클라리다 부의장의 발언은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풀이했다.

연준은 10년 반만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던 지난해 7월 말과 9월 중순, 10월 말을 포함, 3차례 연속의 금리인하 행진을 마무리한 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2차례 연속 금리를 묶으면서 이른바 ‘동결 모드’를 이어왔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코로나19가 미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그 여파는 주시 중이지만, 현재로선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실제 미 경제와 관련, 클라리다 부의장은 “펀더멘털이 강하다. 지속적인 성장, 50년 만에 가장 호조인 노동시장, 우리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목표에 근접한 물가 안정 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건 좋은 그림”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분명히 1분기(1~3월) 중국의 경제 성장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아직 우리가 (미국의 경제) 전망을 재평가해야 할 증거는 찾지 못했지만, 중국이 우리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19일) 공개된 1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수뇌부들은 당시 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무려 8차례나 언급하는 등 불확실성에 대해 적잖은 우려를 표해, 금리인하 기대감을 더욱 키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