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英 테러 우리가 했다"‥증거 아직 없어(종합3보)

by안승찬 기자
2017.05.24 05:17:20

22명 목숨 앗아간 맨체스터 폭발 배후 자처
증거 아직 안나와..용의자는 22살 리비아계 출신
英경찰 23세 남성 추가 체포해 배후 조사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22명의 목숨을 앗아간 영국 맨체스터의 콘서트장 폭발의 배후가 자신들이라고 23일(현지시간) 주장했다.

IS는 모바일메신저인 텔레그램을 통해 배포한 성명에서 “우리 전사 한명이 맨체스터에서 군중이 모인 가운데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전날 밤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가 끝난 직후 발생한 폭발로 22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에는 8세 초등학생도 포함돼 있었다. 지난 2005년 발생한 런던테러 이후 영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사고다.

현장에 ‘네일 폭탄’이 사용됐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이 이어지고 있다. 네일 폭탄은 강철 구슬, 면도날, 못 등 날카로운 금속 파편을 담아 살상 반경을 넓힌 폭탄을 말한다.



영국 경찰도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사람들이 한 곳에 몰리는 지점에 폭발물을 설치한 점, 일반인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테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영국 경찰은 “테러가 아니라는 분명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테러 사건으로 간주하고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IS가 배후라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IS 신봉자들은 보통 자살 폭탄테러 이후 ‘순교’라는 단어를 쓰는데 이번에는 그런 표현이 없었다는 것이다.

또 IS는 처음에 ‘보안 분대’가 공격을 수행했다고 표현했다가 뒤늦게 공격 주체를 ‘한명의 병사(전사)’로 한차례 수정하기도 했다. 영국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일단 단독 자폭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의 댄 코츠 국장은 이날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IS는 사실상 모든 테러 공격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다”면서 “우리는 아직 (IS와 맨체스터 테러와의) 연계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영국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사망한 자살폭탄 테러범의 신원을 22살인 살람 아베디라고 이날 밝혔다. 아베디가 맨체스터에서 태어났으며 리비아계 가정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 아베디의 신원이 부검에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또 영국 경찰은 이번 폭발 사건과 관련해 23세 남성 1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이안 홉킨스 그레이터맨체스터 경찰서장은 단독 범행인지 아니면 조직에 의한 범행인지를 조사할 것이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