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들의 귀환', 예능을 들썩이게 한 그들의 희로애락

by김은구 기자
2009.01.19 12:17:04

▲ 이봉원(왼쪽)과 최양락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올드보이들의 귀환’이 시청자들을 환호하게 만들고 있다.

이봉원, 최양락, 김정렬 등 과거 코미디프로그램을 주름잡던 개그맨들이 게스트로 출연한 예능프로그램들이 잇따라 시청률 고공비행에 성공했다.

이봉원과 최양락, 김정렬이 게스트로 출연한 ‘명랑한 회고전’ 코너가 지난 10일과 17일 2회로 나뉘어 방송된 MBC ‘명랑 히어로’는 각각 12.8%와 12.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명랑 히어로’는 그동안 시청률 10%를 넘기는 것도 힘겨워했다.

뿐만 아니라 최양락, 이봉원, 김정렬가 또 한번 함께 출연한 KBS 2TV ‘해피투게더3’ 15일 방송 시청률은 20.8%로 앞서 방영된 드라마 ‘바람의 나라’ 최종회보다 0.1%포인트 앞섰다. 또 최양락과 이봉원이 출연한 지난 5일의 SBS ‘야심만만2 예능선수촌’은 12.7%로 같은 시간대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최양락과 황기순이 출연한 17일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 시청률은 12.1%였다.

최양락과 김정렬은 MBC 공채개그맨 1기로 지난 1981년, 이봉원은 1984년 KBS를 통해 각각 데뷔했다. 이들은 과거 코미디프로그램이 콩트 위주였을 때 전성기를 누렸으며 예능프로그램 주류가 리얼 버라이어티로 바뀌면서 TV에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 나이도 벌써 40대 중후반이다. 20~30대들이 주름잡고 있는 예능프로그램 트렌드와 어긋나는 듯이 보인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은 이들의 이야기에 희로애락과 리얼리티가 살아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예능프로그램 제작진은 “최양락과 김정렬, 이봉원은 코미디언들 사이에서 선배급으로 거리낌 없이 그동안 겪어온 인생의 희로애락만으로도 많은 얘기를 한다”며 “‘이상형’ 등 한정된 주제를 갖고 뻔한 얘기들만 해야 하는 젊은 연예인 게스트들과는 주는 재미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제작진은 또 “더구나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정착되기 전 코미디언들은 방송사 코미디언실에 모이는 일이 많았는데 그러면서 일어난 에피소드와 갈등 등을 얘기하는 게 어떤 리얼리티보다 더 사실적이고 인간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들이 한동안 지상파 TV에서 활동하지 않아 공백이 있는 점은 연령대가 높은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느끼게 하고 젊은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함과 색다른 재미를 준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