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관용 기자
2023.01.26 06:00:00
주임원사들, 음주사건·사고 방지 위해 '대리기사' 자처
초급간부 충원 어려워…'군기순찰' 돌며 부대원 귀가 지원
'실수'로 사건 휘말려 임무 중단되면 부대와 개인 큰 손실
일선 간부들 희생으로 전투력 유출 막기 위해 노력하는데
軍수뇌부, 초급간부 수급 위해 뭘했나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안전귀가 도우미’,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안전하게 숙소까지’
대리운전 홍보 문구처럼 보이지만 아니다. 일선 부대 주임원사들이 부대원들의 안전 귀가를 위해 기사를 자처한 것이다. 지난 해 육군 모 사단 주임원사들은 부대 내 음주사건·사고 대책을 논의하면서 각 부대 주임원사들이 ‘안전지킴이’ 역할을 하자고 뜻을 모았다. 일과 이후 부대 주변에서 이른바 ‘군기순찰’(안전순찰)을 돌면서 음주 후 귀가하는 부대원들을 자차로 태워다 주기로 한 것이다.
처음에는 부사관 후배들만 이용했지만, 지금은 초급장교나 군무원들도 연락을 한다고 한다. 주임원사들의 희생으로 현재까지 해당 사단의 음주 관련 사건은 0건이다. 이같은 방안은 타 부대에도 퍼져 당직부사관들이 음주 후 복귀하는 초급간부들을 태워주고 있다.
초급간부들은 일반 병사들과는 다르게 자발적으로 지원해 선발된 이들이다. 하지만 소위 MZ 세대 초급간부들에게 예전과 같은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어려운게 현실이다. ‘군기가 빠졌다’고 비판하며 금주를 강요하는 것은 옛말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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