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국채금리 1.1%대 하향 안정…S&P 또 신고점 깼다

by김정남 기자
2021.08.04 06:44:26

10년물 국채금리 1.1%대 유지…주가 호재
미 경기 둔화 우려에 천문학적 빚더미까지
연준 테이퍼링 늦출 수 있는 재료여서 주목
로빈후드 주가 24% 폭등…46.8달러 마감

(사진=AP/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채금리가 하향 안정화하면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채금리 1.1%대 하향 안정화

3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0% 상승한 3만5116.4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를 모아놓은 S&P 지수는 0.82% 오른 4423.15에 마감했다. 또 신고점을 갈아치운 것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55% 상승한 1만4761.29를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2223.58에 마감했다.

최근 뉴욕 증시가 강세를 띠고 있는 기저에는 미국 장기국채금리의 하향 안정화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1.1%대에서 주로 움직였다. 장중 1.154%까지 떨어졌다.

장기국채금리가 1% 초반대에서 안정화하는 이유는 여럿이다. 무엇보다 델타 변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꼽힌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2일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2만7976명을 기록했다. 지난 2주간 신규 확진자 수는 네 배 증가했다.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5만명이 넘었다.

미국 경제가 빚 더미에 쌓인 것도 주요 요인이다. 미국 정부는 1일부로 부채 한도를 초과했다. 한도를 넘을 경우 국채를 더 발행할 수 없고, 이는 공급 부족을 낳아 가격은 상승(금리는 하락) 유인을 받게 되는 것이다. 미국은 1939년 이후 90여차례 부채 한도를 늘리거나 유예했고 이번에도 그런 수순을 밟을 게 유력하지만, 의회 협상 지연에 따른 혼란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가계부채는 3130억달러(약 359조5000억원) 급증했다. 2007년 2분기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폭 늘었다.



둘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을 늦추는 재료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는 이날 한 세미나에 나와 “고용시장이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고무적인 고용 속도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는 여전히 이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전날 CNBC와 인터뷰에서 “이르면 올해 10월부터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며 긴축 우려가 부상했는데, 보우만 이사는 하루 만에 다른 의견을 내놓은 셈이다. 긴축 시기를 둘러싼 연준 내 고민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시장은 이와 관련해 오는 6일 나오는 7월 고용 보고서를 주목하고 있다. 비농업 신규 고용이 100만개 안팎 늘었을 경우 테이퍼링 화두가 부상할 수 있고, 예상보다 부진하다면 그 반대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델타 변이 전사적 대응 나선 미국

미국은 전사적으로 델타 변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16일부터 식당, 헬스장, 공연장, 엔터테인먼트 시설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요 기업들도 백신 접종 당부,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스타트리뷴에 따르면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전날 미국 미네소타주 트윈시티를 찾은 자리에서 “델타 변이로 인해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지난해처럼 경제가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델타 변이로 인해 더 많은 확잔자와 입원자,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심각한 사례들은 대부분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주목 받은 종목은 단연 로빈후드다. 이날 주가는 24.20% 급등한 46.80달러를 기록하면서, 공모가를 넘어섰다. 개인투자자들의 잔고를 대표하는 피델리티 계정에서 로빈후드의 주식은 이날 거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7.30% 하락한 18.04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34% 오른 7105.72에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72% 오른 6723.81을 기록했다.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0.09%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