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뭔가 하고 싶어해…나는 서두르지 않겠다"

by이준기 기자
2019.06.13 05:52:17

"대북제재 유지되고 있어…시간 지나면 잘 해결될 것"
"언젠가 김정은 친서 내용 알게 될 것, 이르면 2주 후?"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교착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북·미 대화와 관련,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대북) 제재들은 유지되고 있다”고 밝힌 만큼, 급한 쪽은 북한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기의 핵 담판’으로 불리는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 꼭 1년이 된 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북한과 매우 잘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러면서 “인질들이 돌아왔고 유해들이 돌아오고 있다” “그동안 핵실험이 없었다” 등의 언급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건네받은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선 “그는 매우 멋진 친서를 썼다. 그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재차 강조한 뒤, “언젠가는 여러분도 친서 안에 뭐가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아마도 지금으로부터 100년? 2주? 누가 알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북한)은 무언가를 하고 싶어한다”고 말해,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대화 재개’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 소식을 처음 전한 전날(11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과의 사이에서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좋은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김 위원장의 친서외교 시동으로 일각에선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안보사령탑인 대표적 대북(對北)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최고재무책임자(CFO) 네트워크 행사에서 3차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전적으로 가능하며 정말로 김정은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본다”며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 언제든 북한이 일정을 잡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