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황점상 쿠시먼 대표 "빅데이터로 상권 분석 척척"

by성문재 기자
2018.11.29 04:40:00

빅데이터 컨설팅 서비스 대폭 강화
카드사 데이터 접목 상권 분석 플랫폼 개발
부동산 운영사·유통사 등 대상 상권분석 서비스

황점상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대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제공.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빅데이터는 건물의 콘셉트를 잡고 MD(상품기획·수요에 적합한 상품 또는 서비스를 알맞은 시기와 장소에서 적정가격으로 유통시키기 위한 상품화 계획)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가장 강력한 툴입니다. 제가 컨설팅 업력이 25년인데, 지금처럼 상권 분석이 정확하게 나오는 건 처음입니다.”

황점상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이하 쿠시먼코리아) 대표는 지난 2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빅데이터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세계 70개국 400여 지사에 4만8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업체다.

쿠시먼코리아는 앞서 지난 6월 신한카드와 ‘상업용 부동산 분석 및 컨설팅 사업 관련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쿠시먼코리아의 부동산 관련 데이터와 신한카드의 카드 데이터를 접목해 리테일(소매점) 상권 분석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요 부동산 운영사, 유통사, 대형 리테일러를 대상으로 상권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황 대표는 “건물 MD를 최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게 어떤 고객들이 오는지, 매출이 무엇 때문에 늘거나 줄었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인데 빅데이터를 이용하면 금방 답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경기도 수원시의 한 백화점 매출이 전년 대비 10% 감소한 이유를 찾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툴을 돌려보니 수원에서 분당으로 유출되는 사람의 숫자가 늘었다든지, 한달에 5번 쇼핑하던 사람이 쇼핑 횟수를 2번으로 줄였다든지 등의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쿠시먼코리아는 사람들이 무엇을 사는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해 MD 개선안을 고객사에 제안하는 데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황점상 대표는 “상권의 범위를 추적하기도 좋고, 소비 수준도 상당히 디테일하게 파악할 수 있다”며 “리테일 부문에서 임대·임차 대행 컨설팅 비중을 80%에서 50%로 줄이는 대신 빅데이터 컨설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시먼코리아는 현재 빅데이터 관련 다수의 컨설팅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백화점 소공본점, 동대문패션거리 두산타워, 광교 수원 갤러리아백화점 등도 쿠시먼의 빅데이터 컨설팅을 받았고 BBQ 브랜드는 빅데이터 기반으로 매출예측체계를 도입한바 있다.

사실 리테일시장은 최근 들어 위기감이 적지 않다. 임대료는 주요 시장별로 하락했고 공실은 늘었다. 시장 주도권은 임대인에서 임차인으로 넘어갔다. 이는 최근 좋은 쇼핑몰이 많이 생기고 온라인 소비가 늘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타임스퀘어 같은 메이저 상권에서도 나타나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숍이 제공할 수 없는 체험형 공간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황 대표의 생각이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만 존재하던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 같은 캐릭터들이 오프라인 숍으로 나와 인기를 끌었고,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업체 미국 아마존 역시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특유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각국의 최신 리테일 트렌드를 파악하고 즉각 컨설팅에 반영할 수 있는 경쟁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쿠시먼코리아는 최근 몇 년간 새롭고 다양한 서비스를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 힘을 싣고 있는 뉴콘텐츠팀은 세계 유수의 브랜드들을 쇼핑센터에 소개해 입점 계약으로까지 연결시키는 중책을 맡아 얼마 전 계약도 이끌어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여의도 IFC몰, 신도림 디큐브시티, 영등포 타임스퀘어, 하남 스타필드 등이 주요 고객이다.

황 대표는 “지금 백화점 오너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이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 것”이라며 “새로운 브랜드 또는 회자될 만한 체험형 시설 등을 소개하는 건 물론, 국내에 진출하는 유수 브랜드들이 어떤 공간에 들어가면 좋을 지 등의 컨설팅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작년에는 M&A팀도 신설했다. 리테일 브랜드를 사고 파는 서비스다. 해외 브랜드가 국내 파트너를 찾거나 국내 브랜드가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서로 간의 이해관계를 고려해 밸류에이션(가치평가)도 하고 매각 활동도 한다.

황 대표는 “최근 5년동안 신규 서비스 발굴과 제공에 대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고 고객들이 요구할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되는 사업들에 선제적으로 투자했다”며 “고객들이 한꺼번에 많은 서비스를 원하니 우리도 계속 확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LG백화점 기획개발팀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선임상무 △현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대표

황점상(왼쪽)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대표와 이찬홍 신한카드 플랫폼사업그룹장이 지난 6월 4일 서울 파인애비뉴에서 ‘상업용 부동산 분석 및 컨설팅 사업 관련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