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 속에 공동묘지 만든다…성묘는 어떻게?
by임애신 기자
2022.02.01 08:31:00
미국 해저에 '넵튠 메모리얼 리프' 운영
땅 매립 문제 해결…화장보다 친환경적
[세종=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묘지, 수목장, 납골당 안치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그 사람의 죽음을 기린다. 그런데 우릭 생각하기 어려운 곳에 인치하기도 한다. 바로 바다 속 깊은 곳이다. 수중묘지는 땅을 이용하지 않아 매립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추모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장례(화장)서비스를 제공하는 넵튠 소사이어티사는 세계 최초의 수중 추모 공원인 넵튠 메모리얼 리프를 2007년부터 운영 중이다.
넵튠 메모리얼 리프는 미국 마이애미 남쪽 키 비스케인에서 동쪽으로 약 5km 떨어진 곳, 해수면 아래 40m 지점에 위치해 있다. 총 6만4800㎡에 달하는 대규모 해저 면적에 유해 총 12만5000구를 보관할 수 있 수 있는 규모로 만들어졌다.
수중 추모공원은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석조 조형물로 꾸며져있다. 이 조형물 아래 유골함을 넣은 후 망자의 이름을 브론즈 명패에 새기는 방식으로 안장이 진행된다. 가족은 바닷 속에 안치되는 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다.
호주 골드코스트 시 당국은 지난 2018년 미국에 이어 골드코스트에 세계 두 번째 수중묘지를 건설하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처럼 수중묘지가 확대하는 조짐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수중묘지가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태풍·쓰나미 등으로 수중 묘지가 무너지면 수중묘지가 거대한 해양쓰레기 더미로 변하거나 수중묘지 잔해나 독성으로부터 해양생물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넵튠 메모리얼 리프를 운영하는 넵튠 소사이어티사는 수중묘지가 육상 묘지의 포화 문제를 해결하고, 화장 방법과 비교해 환경적인 부담이 더 적은 것으로 평가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수중묘지는 국가로부터 녹색장례협회(Green Burial Council) 인증을 받았으며, 다양한 평가를 거쳐 미국환경보호국(EPA),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플로리다 물고기 및 야생동물 보존위원회(FWC), 미육군엔지니어팀(USACE) 등의 허가도 받은 상태다.
한편, 넵튠 메모리얼 리프는 스쿠버 다이버들에게 성지로 입소문이 나있다. 수중묘지 내에 산호군락이 형성된 데다 묘지에 있는 기념물들이 인공어초와 같은 역할을 해 무지개 해파리나 녹색 바다거북이 관찰되기도 하는 등 다양한 해양생물의 휴식처이자 산란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