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올해 배당 '0원'…라임펀드에 넣은 200억만 있었어도

by전재욱 기자
2020.03.25 00:12:00

당기순손실 729억원 기록해…배당여력 없어
라임펀드 투자금 200억원 아쉬울 판
부실 확인되면서 아시아나항공 분가 계기될지 주목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저비용 항공사 에어부산(298690)은 지난해 실적이 적자로 전환하면서 올해 현금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주주로서는 라임펀드에 투자한 200억원의 부재가 뼈아픈 상황이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에어부산은 지난 19일 낸 작년 감사보고서에서 현금 배당 규모를 `0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영업손실 378억원과 당기순손실 729억원을 기록하면서 배당에 쓸 현금 여력이 사라진 탓이다.

2018년에는 기말 현금배당으로 1주당 100원씩 총 52억원을 결정했다. 그해 당기순익 202억원 가운데 52억원을 현금 배당해 배당성향 25.2%를 기록했다. 시가배당률은 이날 종가(2430원) 대비 4.1%에 해당한다.



라임펀드에 현금 200억원을 투자해 묶이지 않았다면 예년 정도 수준으로 배당을 실시할 수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에어부산의 주주 가운데 소액주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주주 수 기준으로 99.4%(2713명)이고 주식 수 기준으로 8.66%(451만주)다.

(이데일리 김다은)
이와 함께 라임펀드로 불거진 회사의 부실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분가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다. 가뜩이나 항공업계가 어려운데다 잘못된 투자로 타격을 입은 만큼 분리매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과 미래에셋대우(006800) 컨소시엄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됐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저가항공사는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두 곳인데, 에어서울은 100% 자회사지만 에어부산은 지분이 44%에 불과하다. 항공사 난립에 따른 구조조정 압력이 커지면서, 지분율이 낮은 에어부산 쪽을 정리하는 시나리오가 힘을 받았다. 여기에 투자손실이 에어부산 매각에 더 무게를 실을 것이란 분석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초 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투자금을 직접 회수하기 어려운 구조라서 매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