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③]'따로 또 같이' 거부한 동방신기, 그들의 성공포인트

by윤경철 기자
2008.11.04 11:46:00

▲ 동방신기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계는 전통적으로 일본을 롤모델로 삼는다.

단순한 노래, 드라마 장르에서부터 수익을 내는 모델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선행학습을 일본에서 찾는다.

특히 아이돌 그룹에 관해서는 많은 부분을 일본의 성공모델에서 차용해왔다. 대규모 여성 아이돌 그룹이나 파워 넘치는 댄스 아이돌 그룹들의 모습은 국내에 앞서 일본에서 많이 봐왔던 모습이다. 이중 국내 아이돌 그룹들이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은 바로 '따로 또 같이' 전략이다.

‘따로 또 같이’ 전략은 가용할 수 있는 아이돌 자원을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아왔다. 실제 신화의 에릭, 핑클의 이효리 등이 이런 과정들을 통해 톱스타로 성장했다. 이는 스마프의 기무라 다쿠야나 쿠사나기 츠요시가 성장해온 것과 같은 맥락으로 최근들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금과옥조처럼 평가 받아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고의 그룹 동방신기는 이 ‘따로 또 같이’ 전략을 거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정상의 인기 있는 그룹이 ‘따로 또 같이’ 전략을 거부한 것은 의외다. 동방신기의 개별활동 자제에는 그룹의 가치와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 담겨져 있다. 솔직히 동방신기 정도의 인기라면 어떤 포맷과 형태를 취한다고 해도 지금의 인기를 누릴수 있다. 하지만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동방신기는 5명이 함께 움직이고 함께 노래하며 역량을 집중시켰다.

일본 활동을 하느라 국내 활동을 제한적으로밖에 할 수 없었던 이들 입장에서는 개별활동보다는 그룹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을 보여주자는 판단에서 단체 그룹 활동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동방신기의 이런 전략에 다소 우려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멤버들의 개별활동이 너무나 당연시 되고 있는 요즘 동방신기가 시대의 뒤쳐지는 것 아니냐는 것에 대한 걱정스러움이었다.

그러나 컴백 한 달 여가 지난 지금, 동방신기는 군계일학이다. 20만장을 훌쩍 넘긴 앨범 판매면에서나 인기면에서 다른 그룹과 큰 차별을 보이며 자신만의 색깔을 나타내고 있다.

동방신기의 성공은 외부로 보이는 변화보다는 내부의 변화에 좀 더 힘을 준 점이 주효했다.

‘따로 또 같이’라는 전략이 전세계 엔터테인먼트의 트렌드이기는 하지만 동방신기는 이런 외적인 모습 대신 싱어송라이터와 라이브형 가수로의 변화를 택했다.

동방신기는 혹독한 일본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면서 엄청난 가창력을 키워왔다. 후렴구만 노래하면서도 가창력 논란에 시달리는 일부 국내 여성 아이돌 그룹과 달리 동방신기는 파워넘치는 춤을 선보이면서도 지치는 기색이 없다. 음악적 소화 능력도 마찬가지다.동방신기는 연기자나 MC로의 변화보다는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는 자신들의 살 길이 음악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음악을 통해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다.  

동방신기의 이런 전략은 성공의 의미를 단순한 인기에 두는 것이 아닌 20년, 30년 뒤에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남길 수 있는 그런 그룹이 되겠다는 큰 포부 아래 가능할 수 있었다. 마치 비틀즈나 롤링스톤즈가 수십년전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