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우의 스카이토피아]모두가 꿈꾸던 '드론공원' 개장..아쉬운 1%는?

by채상우 기자
2016.06.26 09:27:26

넓은 공간에 각각의 목적에 맞는 인프라는 기대 이상
안전요원 없어 안전 문제에 대한 대비책 시급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아빠랑 같이 이렇게 주말에 비행기 날리고 너무 좋아요. 진짜 재미있어요.”

25일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에 개장한 국내 첫 ‘드론공원’을 방문한 이대윤(12) 군이 한 손에는 조종기를 다른 손으로는 아빠 손을 꼭 잡고 드론을 날리기 전 소감을 전했다.

25일 개장한 한강 드론공원에서 아들과 아버지가 드론을 날리고 있다. 사진=채상우 기자
이날 오후 1시에 문을 연 한강 드론공원은 전체 크기가 2만7000㎡로 축구장 4개 면적 규모다. 활주로를 이용해 날아 오르는 ‘고정익드론존’과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프로펠러가 달린 ‘회전일드론존’ 그리고 드론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드론레이싱존’ 등 세 가지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170m의 활주로가 곧게 뻗은 고정인드론존에서는 전투기 모양의 드론이 비행을 하고 있었다. 엄청난 속도와 공기를 가르는 묵직한 소리가 고정익드론의 매력을 한껏 뽐냈다. 드론이 공중에서 보내오는 상황보고 목소리는 마치 진짜 조종사가 관제탑으로 무전을 날리는 착각에 빠지게 했다.

초록잔디가 넓게 깔린 회전익드론존에서는 연인 또는 가족 단위의 드론 이용자들이 드론을 날리고 있었다. 그들은 드론으로 셀카를 찍기도 하고 높이 날려보기도 하며 자신들만의 추억을 만들었다.



25일 드론공원 내 드론레이싱존에서 펼쳐지는 드론레이싱. 사진=채상우 기자
드론레이싱존에서는 설치된 에어게이트를 레이싱드론이 굉음을 뿜어내며 통과하고 있었다. 빠른 속도로 근처를 지나칠 때는 혹시 나한테 부딪히지는 않을까 살짝 움찔하기도 했다. 드론레이싱존에는 혹시나 있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그물펜스가사방으로 쳐져 있어 안으로 사람들이 못 들어오도록 막아놨다.

드론공원에 온 시민들과 드론 사용자들은 매우 만족한 모습이다. 드론공원에 놀러온 시민 최병진(44) 씨는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특히 드론을 날릴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이렇게 드론공원을 상시 개방한다고 하니 정말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며 “이번 드론공원이 시발점으로 드론을 날릴 수 있는 전용 공간이 많이 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25일 문을 연 한강 드론공원에서 사용자가 DJI의 인스파이어를 날리고 있다. 사진=채상우 기자
고정익드론을 날리는 김동훈(47) 씨는 “드론을 날리는 비행전용구역이 해외에서는 정말 잘 갖춰져 있다. 드론공원을 개장한 것은 늦었지만 한국도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엿보인 의미있는 일”이라며 “여가산업 또는 드론산업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드론공원은 최대 30명의 드론 사용자가 드론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관리하는 안전요원은 딱히 없다. 한강사업본부에서 공익요원 2명을 배치했을 뿐이다. 더욱이 이들의 주요 업무는 사무실 안에서 드론공원 사용 예약을 받는 일이라 밖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예방하고 감시하기 어렵다.

드론공원을 위탁 관리하는 ‘모형항공협회’에서 화, 목, 토, 일 나와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있지만 예산과 일정 문제로 매일은 인력 배치가 힘든 상황이다.

이종헌 모형항공협회 부회장은 “시민들의 안전한 드론공원 사용을 위해 안전요원 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서울시 또는 수방사와 함께 해당 문제를 논의해 인력 배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