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 빠진 티몬 인수전, CJ오쇼핑이 대주주 되나

by김현아 기자
2015.01.30 03:58:0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LG유플러스(032640)가 소셜커머스 기업인 티켓몬스터(티몬) 인수전에 불참하면서 누가 새주인이 될지 관심이다. 티몬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그루폰 그룹은 티몬 2월 중 CJ오쇼핑, KKR사모펀드 등을 상대로 본입찰을 진행한다.

그루폰은 티몬 지분을 ‘20~51%’까지 옵션 매물로 내놓고 가격 협상을 하는 만큼, CJ오쇼핑이 티몬 대주주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CJ오쇼핑은 경영권 확보가 없는 지분 일부인수는 별 의미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CJ로서는 폭풍 성장 중인 모바일 쇼핑 시장에 진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회장 공백 상태인 CJ그룹이 수백 억원의 투자를 감행할 수 있을 지와 TV홈쇼핑과 소셜커머스가 어느 정도의 시너지를 낼지는 논란이다.

티몬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LG유플러스가 티몬 매각 공개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일각에선 인수가와 경영권 확보에서 티몬 모회사인 그루폰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해석하나, 회사 측은 인수가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성장 사업으로 밀고 있는 간편결제 ‘페이나우(Paynow)’의 고객인 쇼핑몰과 경쟁하는 티몬을 인수하는 대신 더 많은 온·오프라인 쇼핑몰을 고객으로 모시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은 29일 페이나우 브랜드 로고를 바꾸고 사업자용 이동형 결제기 ‘U+Biz 페이나우’도 ‘페이나우 비즈’로이름을 바꿨다. 또 CJ오쇼핑 등 대형 가맹점에솔루션을 제공하고, 바코드나 푸시 등을 활용한 N-스크린 결제, 온오프라인통합(O2O) 서비스도 순차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CJ오쇼핑 한 임원은 “재무제표보다는 진성 고객, 기존 홈쇼핑 사업과의 시너지 등이 훨씬 중요하다”면서 “대주주가 돼야 지분 인수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티몬을 비롯한 쿠팡,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시장은 2010년 500억원에서 2013년 2조 750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는 CJ오쇼핑을 비롯한 TV홈쇼핑 6개 사업자의 전체 매출보다 규모는 적지만 성장 속도는 눈부시다. TV홈쇼핑사들은 2010년 2조 9225억원 2013년 4조 559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올해 모바일 쇼핑 시장 규모는 약 13조 원으로 예상되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소셜커머스로 이뤄지는 만큼, CJ오쇼핑이 티몬을 인수하면 황금알을 낳는 모바일 쇼핑 시장에 자연스럽게 안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소셜커머스는 포인트나 쿠폰에 따라 움직이는 고객이 많아 충성도가 약하다는 점은 약점이다. 온라인 트래픽 분석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주(19일~26일)소셜커머스 3사의모바일 순방문자 수는 쿠팡이 538만2340명으로 부동의 1위를 지키는 가운데, 티몬(355만3530명)과 위메프(322만1297명)가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채용 논란으로 문제가 된 위메프가 33% 할인 등 프로모션을 세게 걸면서 이뤄진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 양도 과정에서 발생하기는 했지만 몇 백 억원에 달하는 티몬 누적 적자는 논외로 하더라도 TV홈쇼핑과 소셜커머스는 취급상품은 물론 수수료률도 달라 양쪽이 시너지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소셜커머스의 통상 수수료률은 10~15%인데, TV홈쇼핑은 34%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