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시승기]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확인한 볼보 XC60 T6 AWD의 연비

by김하은 기자
2018.01.07 08:36:05

[이데일리 오토in 김하은 기자] 볼보의 프리미엄 중형 SUV, 볼보 XC60 T6 AWD 인스크립션을 시승하면서 320마력을 내는 T6 파워트레인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기자의 머리 속에서는 ‘소비자들은 그래도 효율성을 따지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시승 막바지에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확인할 수 있는 볼보 XC60 T6 AWD의 효율성을 확인하기로 했다. 다만 주행 상황에 따라 효율성이 크게 변동되는 도심에서의 주행은 제외했다.





솔직히 말해 볼보 XC60 T6 AWD의 보닛 아래 자리한 파워트레인은 효율성을 위한 구성은 아니다. 볼보 엔진 기술이 집약된 T6 2.0L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320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내 동급 최고 수준의 출력을 확보했다. 특히 2,200RPM부터 5,400RPM까지 폭 넓은 영역에서 풍부한 토크를 발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볼보는 여기에 다단화의 트렌드, 그리고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를 탑재하고 AWD 시스템을 탑재하여 노면으로 출력을 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XC60 T6 AWD는 9.4km/L의 공인 연비(복합 기준, 도심 84.km/L 고속 11.1km/L)를 갖췄다.



사실 볼보 XC60 T6 AWD의 시승에 있어 가장 먼저 자유로의 주행에 나섰다. 당시 기대보다 다소 아쉬운 효율성을 보여줬던 만큼 이번 주행에서는 조금이라도 개선된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라며 다시 한번 자유로를 향해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았다.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에서 주행을 시작해 한강을 건너, 자유로에 오르고 주변을 살펴보니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이 제법 많은 편이었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행 흐름이 나쁘지 않아 꾸준한 주행이 가능했다.

기자는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며 주행 속도를 높였다. XC60은 풍부한 출력을 앞세워 자유로를 미끄러지듯 달려나갔다. 그렇게 한참을 달린 후 저 멀리 자유로의 끝, 통일교가 보였다. 차량을 돌려 도로 한 켠에 멈춰 트립 컴퓨터를 확인했다.

아쉽게도, 볼보 XC60 T6 AWD의 자유로 연비는 이전의 주행과 큰 차이가 없었다.

39분의 시간 동안 73km/h의 속도로 주행을 하여 47.9km의 주행 거리를 기록했고, 평균 연비는 8.0L/100km로 이를 환산하며 12.5km/L로 공인 고속 연비인 11.1km/L를 고려하면 그 개선폭은 기대보다 크지 않았다. 참고로 자유로 주행인데 평균 속도가 낮은 점은 아울렛에서 자유로에 오르는 구간의 정체 때문이었다.



두 번째 주행은 적성을 거쳐 전곡을 향해 달리는 것을 낙점했다. 이전에도 자주 달려본 코스인데 초반에는 지방도임에도 80km/h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상당히 빠른 도로라 자주 애용하는 도로다. 여느 때처럼 이 도로 역시 상당히 한산한 모습이었고, XC60는 기분 좋게 달릴 수 있었다.

물론 지방도로이기 때문에 군데군데 신호등이 있어 신호 대기를 위해 정차를 하고 다시 재가속을 하는 상황이 이어지긴 했지만 가솔린 엔진이라는 특성 덕분에 기분 자체는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다만 보닛과 윈드쉴드를 거쳐 실내로 유입되는 터보 엔진의 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그리고 얼마나 달렸을까 도로는 두 개의 차선으로 대폭 줄었고 주행 속도도 60km/h호 줄었다. 그리고 주변의 풍경 역시 넓은 벌판, 낮은 산에서 어느새 그 높이를 높여가고 있었다. 도로는 이전보다 더욱 굽이쳤고, 이에 기자는 XC60의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며 그 길을 따라 달렸다.

오르막과 내리막 구간을 지나고 어느새 도로 위 표지판은 기자가 가고자 했던 전곡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전곡의 선사유적지 주차장에 XC60 T6 AWD를 세웠다.

차량을 세운 후 XC60 T6 AWD의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를 확인했다.

주행 거리는 39km로 기록되었고, 평균 속도는 57km/h 그리고 주행 시간은 40분이었다. 그리고 평균 연비는 8.1L/100km로 표시되었다. 이를 환산하니 12.34km/L로 복합 공인 연비와 비교한다면 확실히 개선된 수치지만 어딘가 아쉬웠다.



출발점에서 출발해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이제 돌아올 순서다. 기자는 전곡 선사유적지에서 주행을 시작해 지방도로와 자유로를 거쳐 다시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을 향했다. 돌아가는 길의 하늘은 어느새 점점 저물며 붉게 또 노랗게 변해갔다.

전곡에서 주행을 시작하자 고갯길이 이어졌다. 넉넉한 토크 덕분에 오르막 구간을 능숙히 박차고 올라갔다. 넓은 RPM 영역에서 풍부한 토크를 발산하는 T6 엔진과 체결감이 좋은 기어트로닉의 조합 덕이다. 그렇게 한참을 고갯길을 달린 후 길게 뻗은 도로에 올랐다.

얼마나 달렸을까? 겨울이라 해가 빨리 지는 탓에 도로 위의 차량들이 하나씩 헤드라이트를 켜고 XC60도 그 사이에서 토르의 망치를 환히 밝히며 지방 도로를 매끄럽게 미끄러져 갔다.

당동IC에서 자유로에 오르니 아직은 퇴근길 정체가 심해지지 않은 것 같았다. 조금 더 지체되었다가는 연비 테스트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을 뻔 했다. 그 점에 미소를 지으며 자유로의 제한 속도, 90km/h까지 속도를 높였다. 속도를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XC60은 정숙한 매력을 뽐내며 서울 방향을 꾸준히 달려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목적지인 김포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진입하기 위해 자유로를 빠져나가 행주대교를 건너 아울렛 방향으로 진입했다. 그렇게 XC60 T6 AWD의 연비 테스트가 모두 막을 내리게 되었다.

차량을 세우고 트립 컴퓨터를 확인했다.

총 주행 거리는 82.3km로 기록되었고 평균 속도와 주행 시간은 각각 61km/h, 그리고 1시간 21분으로 기록됐다. 그리고 평균 연비는 7.9L/100km로 기록되었다. 조금 아쉬웠다. 이를 환산하면 12.65km/L인데 공인 연비보다는 높은 수치라고는 하지만, 그 개선의 정도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번 주행에서 확인한 XC60 T6 AWD의 효율성은 다소 아쉬웠다. 세 번의 주행에 모두 더한 설명이지만 ‘공인 연비 대비 개선된 건 사실이지만 그 개선의 폭’은 분명 그 동안의 볼보가 보여준 것에 비해 다소 아쉬운 수치이기 때문이다.

물론 면책권은 줄 수 있다. T6 엔진이 주는 출력은 분명 특권이다. 게다가 정지 상태에서 단 5.9초만에 시속 100km까지 달릴 수 있는 가속력은 분명 이목을 끌기 충분하고 다양한 드라이빙 상황에서도 우수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달리기 좋은 SUV로서는 충분한 가치가 뛰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