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재자' 실화 소재 영화 열기 잇는다

by고규대 기자
2014.10.23 08:15:39

영화 ‘나의 독재자’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가 극장가의 주요 콘텐츠로 떠올랐다. 30일 개봉되는 영화 ‘나의 독재자’가 앞서 개봉된 영화 ‘제보자’ ‘황금시대’ 등 실제 일어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열기를 이어갈 조짐이다.

‘나의 독재자’(이해준 감독)는 아들에게 자랑스럽고 싶었지만 시대와 배역을 잘못 만나 미치광이로 살아야 했던 한 무명 배우의 이야기다. 7·4 남북공동성명으로 남북 간의 해빙 기류가 이어졌던 1972년부터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까지, 격변했던 22년간 한 가정에서 빚어졌던 원망과 화해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첫 남북정상회담 리허설을 위해 김일성의 대역이 존재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한 데서 출발했다. 앞서 국정원 출신 김 모 씨가 김정일의 캐릭터를 연구한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김 씨는 현직에서 물러난 중앙정보부(국가정보원의 전신) 직원으로 김정일처럼 생각하고 김정일처럼 말하고 김정일처럼 표정 짓고 행동하도록 훈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씨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일 대역’으로 청와대로 들어가 모의 회담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나의 독재자’는 아직 예매가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사전 예매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나의 독재자’는 최근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제보자’ ‘황금시대’ 등에 이어 국내 극장가 흥행의 견인차로 떠오른 셈이다. 앞서 개봉된 ‘제보자’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줄기세포 조작 스캔들의 실체를 파헤치는 진실 추적극을 캐치 프레이즈로 개봉했고, ‘황금시대’는 중국의 천재 여류작가 샤오홍의 얘기를 그린 작품으로 한국이 사랑하는 여배우 탕웨이를 앞세워 극장가를 공략했다. 최근 개봉된 영화 ‘다이빙벨’은 세월호 침몰 당시 용도 논란이 됐던 다이빙벨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로 주목을 받았다.

실화 소재의 영화의 열기를 당분간 이어질 조짐이다. 23일 개봉된 11월13일 개봉하는 ‘카트’와 같은 달 공개 예정인 ‘소수의견’ 등이 대표적이다. ‘카트’는 2007년 일어난 대형마트 까르푸 노조 사태를 소재로 했고, ‘소수의견’은 각각 와 2009년 강제 철거 과정에서 벌어진 용산 참사가 이야기를 배경으로 삼았다.

앞서 ‘부러진 화살’을 시작으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 변호사 시절을 그린 영화 ‘변호인’ 등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극장가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 영화는 감춰진 이면을 드러내 사회적 자각을 이끌어내기도 했고, 드러나지 않은 감동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워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