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인 "강남 성형 상담사가 왜 배우가 됐느냐고요?"(인터뷰)

by이정현 기자
2015.10.17 07:40:00

성형외과 상담사 일하다 눈에 띄어 배우로 전업

신인 배우 정아인이 14일 서울 중구 소공로 이데일리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정아인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신인 배우다. 쇼호스트를 준비하다 강남에 있는 유명 성형외과 상담사로 일한 것이 경력의 전부다. 병원에서 일하다 우연히 현재 소속사의 눈에 띄어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병원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뿌리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소위 잘나가던 강남 성형 상담사는 왜 배우가 됐을까.

정아인이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것은 준비기간을 합쳐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필모그래피는 벌써 두 개나 쌓였다.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에 얼굴을 비춰다. 아직 초짜이지만 스케줄이 빡빡하다. 인터뷰를 위해 서울 중구 소공로에 있는 이데일리 스타in 편집국에서 만난 그는 “기분 좋은 시작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배우로서 첫발을 뗀 것에 만족감을 보였다.

“첫 촬영을 하게 되면 엄청 떨린다던데 저는 그렇지 않았어요. 생각보다 카메라가 의식되지 않아 편안하게 연기를 했던 거 같아요. 긴장하지 말자고 스스로 주문을 걸었는데 통했나 봐요. 아니면 대사 까먹을까 봐 전날 밤을 꼬박 새우며 연습한 덕일까요?”

성형외화 상담사로 일한 것이, 쇼 호스트를 꿈꾸며 관련 공부를 했던 게 의외로 도움이 됐다. 병원에서 하루에도 열 명씩 만나며 이런저런 상담을 해준 것은 카메라 앞에서 자신감을 갖게 했다. 쇼호스트 준비 과정에 연기 수업이 포함됐는데 그게 지금 배우 활동에 밑거름이 됐다. 정아인은 “그때 했던 그 공부들이 지금 와서 도움이 될지 꿈에도 몰랐다”며 웃었다.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자신이 연기하는 모습을 모니터로 보니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다. 함께 연기하는 선배 배우들에게 A부터 Z까지 현장 감각을 익히는 중이다. 차근차근.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회사원 경험이 있어서인지 성실함은 제작진에 이미 인정받았다. 지각 한 번 없이, 불평 한마디 없이 꿋꿋이 촬영 일정을 소화 중이라고.



“신인이 약속에 늦거나 대사 NG를 연발하는 것만큼 큰 실례는 없는 것 같아요. 아직 연기가 서툴러 NG가 종종 나긴 하는데 마음이 잘 맞고 너그러운 제작진을 만나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소속사 대표는 정아인에게 “실수해도 좋으나 ‘쫄아’ 있지는 마라”라고 주문했다. 분위기에 눌려 자기 실력을 제대로 못 발휘할 바에는 차라리 즐긴다는 생각을 하는 게 낫다. 정아인도 이를 잘 따른 모양이다. 현장에서 들려오는 평가가 좋아 정아인도, 소속사 대표도 싱글벙글 웃었다.

정아인은 올해로 만 25세다. 10대부터 연기자 생활을 하는 배우들이 수두룩한 것을 고려하면 늦은 나이일 수 있다. 정아인은 “서두르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며 “늦게 시작했지만 천천히, 짧고 굵은 활동보다는 가늘고 길게 가는 것이 훨씬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제 배우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만큼 배역도 욕심을 부리지 않겠단다. 그것보다 꾸준한 경험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

“빼어나게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소속사 대표님은 수수한 평범함 속에 매력이 있다고 하시는데 사실은 그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웃음) 만약 연기 일이 잘 되지 않으면 다시 성형 상담사로 돌아가라고 하셨는데 그러지 않을 거예요. 이왕 큰마음 먹고 도전한 거 시원하게 무라도 썰어야 하지 않을까요?”

신인 배우 정아인이 14일 서울 중구 소공로 이데일리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대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