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표의 헤드헌팅 돌직구]성공 K부장과 실패 J부장의 차이는?(9)

by류성 기자
2015.02.01 03:00:00

홍동직 메버릭컨설팅 ㈜ 공동대표(파트너 컨설턴트)

스팩과 커리어 중에서 성공의 열쇠는 어떤 것일까?

대부분의 직장인이라면 스팩으로 볼 것이나 전문가인 나는 단호히 커리어라고 생각한다. 물론 특정 대학 출신이거나 특정 지역 출신들이 서로 조직 내에서 밀고 당겨주는 문화는 여전하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이 그들을 지켜가는 마지막 수단이기에 이해는 간다.

비슷한 커리어를 갖춘 두 사람이 각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직장운명이 판이하게 달라졌는 지를 소개한다. 특히 현재 대리급이나 과장급에 있는 독자라면 유심히 살펴보길 바란다.

K부장과 J부장 (현재 퇴사, 40대 초반) 의 이야기이다. 두 사람은 모두 명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 공인회계사 (KICPA)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사회 생활은 서로 경쟁하는 국내 3대 회계 법인에서 시작을 하게 된다. 경력 6년 차(일반 기업 대리 3년 차)가 되어가던 해에 두 사람 모두 이직을 위해 나를 찾아왔다.

회계사들은 동의 하겠지만 이때쯤 되면 밤낮없이 일하는 것에 지치고 단순한 회계 감사 보다는 역동적인 조직 내의 경영기획이나 전략기획 파트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시기다. J부장은 당시 다른 서치펌을 통해 국내 굴지의 C그룹으로의 이직을 진행 중에 있었다. 나와는 중견 그룹사의 전략담당 후보자로 만나게 된다.

나는 회계사인 J부장이 스마트 하고 해당 회계사들 중에서는 촉망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경력을 기업으로 전환하는 입장에서, 기존 회계영역과는 다른 만큼 중견기업에서 지주사 관점으로 우선 전략을 배우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했다. 그 이후에 좀 더 네임 밸류가 있는 쪽으로 가야 업무 역량을 확고히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하지만 J부장은 자신의 스팩과 실력을 맹신하고 C그룹으로 입사를 하게 된다. 하지만 C그룹은 회계사인 J 부장에게 일을 가르치는 대신 당신은 스마트 하니 성과를 내라고 독촉 하기만했다. 결국 J부장은 C그룹 입사 1년 만에 혹독한 시집살이를 마치고 지쳐 퇴사를 하게 된다.

이때라도 J부장이 정신을 차렸어야 하는데 J부장은 다시 대기업인 D그룹에 도전을 하게 된다. 당연히 국내 최고 대학 졸업자이고 회계사인 J부장을 D그룹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D그룹에 입사를 한 J부장은 C그룹에 있을 때와 똑 같은 경험을 D그룹에서 하게 된다. 다시 입사 8개월 만에 D그룹을 퇴사한 J부장은 인생의 큰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는 당분간은 지친 체력과 정신을 가다듬는 다는 이유로 해외로 6개월간 여행을 가게 된다. 대기업에 회의감을 느낀 J부장은 이번에는 중견 기업에 도전한다. 다행히 중견 기업에서는 J부장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것도 잠시 파트장이라는 직책으로 중견기업에 입사한 J부장에게 회사는 많은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앞서 두 회사에서 깊이 있게 일을 배워보지 못했고 또한 리더십을 경험하지 못한 J부장은 조직관리에서 많은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결국 입사 1년4개월 만에 다시 퇴사를 하게 된다. 그렇게 중견회사 세 곳을 더 경험한 J부장은 결국 부장직책을 끝으로 경쟁에서 밀려나게 된다.

이제는 명문대 출신 회계사라는 화려한 커리어로도 이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잦은 이직을 이상하게 판단하여 평판 조회를 해보면 좋게 답을 해주는 회사가 없어 지금도 상당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반면 K부장은 J부장을 대체하려고 진행한 후보자였다. K부장은 명문대 졸업생이고 유능한 회계사였으나 나의 조언을 잘 경청했고 겸손히 나의 커리어 조언대로 입사를 했다. 중견기업 지주사로 입사한 K부장은 입사 후에도 겸손하게 일을 배워 나갔고 입사 후 4년이 지나 지주사의 최연소 팀장이 된다.

또한 업무 성과로 두 번의 특진을 받아 동료들은 과장 2년 차가 되는 시점에 차장 팀장이 된다. 이때 K부장은 나의 조언대로 준비된 능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고 기업인 S그룹에 파트장으로 입사를 하였고 현재 부장급 팀장이다. K부장은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자신에게 유리한 조언이 무엇인지 경청하고 판단했을 뿐이다.

특히 대리급으로 일하고 있는 독자는 잘 들어야 한다. 대리급은 한참 조직에서 일을 배워나갈 시기라서 본인의 업무 능력을 맹신하기 쉽다. 사원 때는 잘 몰라서 나서지도 못하고 크게 불만도 없다. 하지만 대리가 되어보니 아래 후배도 있고 조직에서 기대하는 것이 많고 중요한 일도 많이 시킨다.

그러다 보니 팀장 스타일도 마음에 들지 않고 이것 저것 불만이 하나 둘씩 생기게 된다. “내가 이 능력이면 연봉을 더 받을 수도 있고 능력을 더 인정해 주는 곳도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드는 시점이다. 이때가 위험한 때이며 정확히 말하면 허파에 바람이 들어갈 때다. 아직 젊은 것도 더해져 이른바 ‘샐러리맨의 사춘기’다.

대리 여러분, 이럴때 일수록 좀 더 냉정히 자신을 보아야 한다. 다른 대리들이 사춘기를 지내고 있을 때 당신은 모범생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스팩 보다 무서운 커리어 세상에서 생존할 것이다. J부장과 K부장의 케이스를 가볍게 보지 말기를 권해 드린다. 겸손한 자세가 직장생활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라는 사실을 명심하길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