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재도' 손호준 vs '정글' 손호준..위기는 기회다

by강민정 기자
2015.01.30 09:22:10

손호준 ‘정글의 법칙’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예능이 아닌 드라마였다면 스스로 입을 열고 사과했을 일이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여러 작품에 한꺼번에 출연하는 배우가 있다면 시청자의 손가락질이 이어진다. 작품마다 캐릭터가 있고 그만의 이야기가 있는 법인데, 한 사람이 다양한 작품에서 이런 저런 캐릭터를 연기하면 왠지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것. 게다가 빡빡한 촬영 일정 속에서 모든 작품을 소화하려면 완성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능은 어떨까. 예능은 이미 촬영을 마친 상황에서 제작진의 편집과 자막을 통해 가공되는 콘텐츠다. 전현무, 신동엽, 유세윤, 김구라 등 소위 잘 나가는 MC이자 예능인들이 ‘틀면 나온다’는 바쁜 행보를 보여도 ‘겹치기 출연’은 피하기 마련이지만, ‘게스트’로 출연하는 콘텐츠에 한해서는 당사자가 모든 사항을 조율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배우 손호준이 금요일 오후 10시 시간대 2개 예능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게 돼 논란이 일었다. 먼저 촬영을 마친 SBS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와 다소 급하게 고정 멤버로 투입된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어촌편’이다. 30일 첫 방송되는 두 프로그램에 손호준이 나온다. 각각의 방송사가 이 시간대 ‘간판’처럼 내걸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에 한 명의 출연자가 시청자와 만나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손호준은 ‘유구무언’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그에게 질타를 보내는 이는 많지 않다. 방송 일정, 촬영 스케줄, 모두 그가 조율할 수 있는 영역 밖이기 때문. 일각에서는 ‘정글의 법칙’ 제작진에게 방송 일정을 전해받았을 소속사 측이 ‘겹치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삼시세끼-어촌편’ 고정 출연을 성사시킨 점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손호준.
‘정글의 법칙’ PD의 말대로 누군가가 사과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 손호준의 각기 다른 매력을 모두 만끽할 수 있는 상황에 시청자의 선택이 요구된 셈이다. 말그대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위기는 기회다. 먼저 제작진에게 기회다.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는 사실 tvN ‘꽃보다’ 시리즈에서 파생된 콘텐츠라는 비판도 있었다. 오지인 정글로 떠나 고군분투하는 생존기를 보여주던 콘셉트에 ‘친구와 함께’라는 설정이 더해졌다. 여기에 ‘꽃보다 청춘’으로 여행을 다녀왔던 손호준과 바로가 또 한번 출연하게 돼 더욱 비슷한 인상을 심어준 것도 사실이다.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상영하며 이들만의 분명한 콘셉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PD는 “단순한 여행을 떠나 정글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함께 의지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이들의 끈끈한 우애가 어떻게 발전할지, 또 어떤 관계로 보여질지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단순한 여행’과의 차별화를 강조한 만큼 ‘정글의 법칙’만의 이야기와 편집 방향, 메시지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삼시세끼 손호준
손호준에게도 기회다. ‘삼시세끼-어촌편’에서는 강원도 정선에서의 활약과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전망. 이서진의 노예였던 그가 차승원과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도 관건이다. 게스트가 아닌 고정멤버로 보여줄 모습은 또 다를 예정이라 ‘삼시세끼-어촌편’만의 재미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에서는 제작진의 ‘무한 신뢰’를 받은 기대주로 통했다. ‘꽃보다 청춘’을 보고 “사실 바보일 줄 알았다”던 손호준은 정글에서 의외의 활약을 보여줬다고. ‘리틀 김병만’이라고 불릴만큼 손호준이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에서 보여준 매력은 다채로웠다. ‘꽃보다 청춘’과는 다를 바로와의 ‘투샷’부터 김병만, 류담, 샘 오취리, 샘 해밍턴, 조동혁 등 다른 멤버들과 어떤 조화를 이뤄낼지도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