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승민, 후반기 전혀 다른 투수된 이유[데이터야구 베이스볼QUBE]

by이석무 기자
2021.10.21 12:56:36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KBO리그를 통틀어 후반기 최고의 구원투수는 누굴까. 여러 다른 의견이 있겠지만 롯데자이언츠 우완 구승민(31)이 후보에서 빠져선 안될 것이다.

구승민의 2021시즌 성적은 평범하다. 총 62경기에 등판해 6승 4패 19홀드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 중이다. 많은 경기에 등판했고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경기에 등판했고 홀드 부문 공동 6위에 올라있지만 4점대 평균자책점은 다소 아쉽다.

하지만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구승민은 리그 톱클래스다. 구승민은 전반기와 후반기 전혀 다른 투수였다. 전반기에는 35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6.82에 이르렀다. 그런데 후반기는 27경기에서 1.05로 확 내려갔다. 전반기 8개 뿐이었던 홀드도 후반기에는 11개나 기록했다.

특히 구승민은 9~10월 두 달 동안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⅓이닝 동안 실점을 단 1점만 허용했다. 평균자책점 0.48에 불과하다.

구승민이 이처럼 전혀 다른 투수가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스플리터에 있다. 주무기인 스플리터가 전반기에는 말을 듣지 않았다. 구위가 떨어지다보니 과감하게 사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스플리터의 위력이 한껏 배가됐다.



구승민은 4~8월 동안 스플리터 투구 비율이 30%에 불과했다. 하지만 9~10월에는 그 비율이 48%로 18%나 늘어났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스플리터의 스트라이크존 투구 비중이다. 그 비율은 36.5%에서 44.3%로 크게 늘어났다. 스플리터에 대한 스윙 비율은 41%에서 50%로 증가했다. 스플리터 구위가 좋아지다보니 스트라이크존에 과감하게 뿌려도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스플리터가 언터처블로 진화한 배경에는 제구도 한 몫 한다. 낮게 제구가 잘 이뤄지면서 더 많은 헛스윙을 이끌어내고 있다. 낮은 볼 코스에 던진 스플리터 스윙%는 27%에서 45%로 증가했다. 반면 피안타율이 .238에서 .128로 급격히 떨어졌다.

구승민은 원래 포크볼을 주무기로 사용했다. 하지만 포크볼 제구가 들쭉날쭉하자 손가락을 벌리는 정도를 줄인 스플리터로 구종을 바꿨다. 최근까지는 스플리터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했지만 후반기 들어 주무기로서 확신을 갖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