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반도체장비]③황철주 "장비까지 강해야 확실한 1등"

by강경래 기자
2021.03.23 05:01:00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소부장 대·중소상생협의회 위원장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장비 국산화 움직임, 하지만 현재까지 횡보
반도체 제조사, 새로운 장비 협력관계 만들려는 의지 부족해
제조사·장비간 긴밀한 협력 통해 반도체 '확실한 1등' 거듭나야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제공=주성엔지니어링)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반도체 제조사와 장비업체 간 더 긴밀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036930) 회장은 22일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있어 장비 분야는 해외 경쟁사들과 비교해 여전히 열악하다”며 “상위산업(반도체 제조사)과 하위산업(반도체 장비)이 함께 혁신하고 성장해야 한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불안한 1등’이 아닌 ‘확실한 1등’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회장은 지난 1993년 주성엔지니어링을 창업해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로 일궜다. 황 회장은 한국 제조업 벤처 1세대 기업인으로서 그동안 벤처기업협회장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청년희망재단 이사장,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정부 소부장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 위원장 역할도 수행 중이다.

황 회장은 반도체 장비 국산화가 미진한 데 대해 “동일본 대지진(2011년) 직후 반도체 장비를 국산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장비 국산화 비율은 20% 수준으로 횡보하고 있다. 그동안 상위산업과 하위산업 모두 혁신 의지가 부족했다고 본다”며 “특히 (상위산업이) 기존 협력업체들과의 관계에 안주하고 새로운 협력관계를 만들어야겠다는 열정이 부족했다. 이는 리스크(위험부담)를 가져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는 한국 수출 1위 품목 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생태계를 좌우하는 장비 경쟁력은 여전히 열악하다”며 “앞으로도 반도체 장비 상당수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한국의 반도체 세계 1등 역시 ‘불안한 1등’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도체 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조사와 장비업체 간 긴밀한 협력을 주문했다. 그는 “한국이 반도체에서 확실한 1등이 되기 위해서는 장비 경쟁력 강화가 필수다. 이를 위해 상위산업과 하위산업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운 협력관계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황 회장은 이어 “모방을 통해 성장하는 시대는 지났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누가 먼저 잘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이 과정에서 상위산업 혼자만 잘해서는 안 된다. 하위산업과 함께 혁신하고 성장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슈퍼사이클’(호황) 이후에도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오감(五感)산업’이 필요한데 여기에 반도체는 기본”이라며 “반도체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고 반도체가 지속적으로 우리나라 핵심 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장비 경쟁력 강화가 필수”라고 말했다.